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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80% 이상이 기독교를 믿는 우간다에서 정치적·종교적 이유로 박해받다가 아랍에미리트로 탈출한 난민 여성이 있다. 낯선 땅에서 당장 먹고사는 일이 그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였다. 일자리가 필요했던 그는 우간다인 공동체를 통해 자녀 4명을 키우는 아랍에미리트 부부를 소개받았다. 자녀 중 한 명은 정신질환을 갖고 있었다. 난민 여성은 간병인으로 일하는 것으로 노동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가 우간다 공용어인 영어가 아닌바다이야기 먹튀
아랍어로 적혀 있어 노동조건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오보카타 특보의 표정이 굳어진 까닭
난민 여성은 그를 고용한 부부와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 이때부터 숨 막히는 노예 생활이 시작됐다. 새벽 5시부터 자정까지 19시간을 일하며 아픈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세 아이를 모두 돌봐야 했다. 가사노서부T&D 주식
동까지 떠안았다. 부부는 툭하면 그에게 ‘죽이겠다’ ‘밥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그의 여권과 외국인등록증(입국일로부터 90일 이상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신분증)을 압수했고, 집안 곳곳에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해 그를 24시간 감시했다. 외출도 금지했다.
2025년 7월4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서 무료야마토릴게임
‘공익법센터 어필’ 주관으로 열린 ‘이주정책 포럼’에서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 동행’의 윤성민 변호사가 말한 이주간병노동자의 인권침해 피해 사례다. 통역기를 오른쪽 귀에 꽂고 이야기를 듣던 오보카타 도모야 유엔 특별보고관의 표정이 굳어졌다.
특별보고관(특보)은 중대한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 인권이사회가 임명하는 독주식이야기
립 전문가다. 국제법과 인권 분야 일본 학자인 오보카타 영국 요크대학 로스쿨 교수는 2020년 3월부터 유엔 ‘현대판 노예제’ 특보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판 노예제’는 강제노동과 노동착취, 성착취, 아동노동 등 난민을 포함한 실향민, 민족·종교·언어적 소수 공동체, 이주노동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가 주로 겪는 다양한 형태의 착취를 포괄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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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카타 도모야 유엔 ‘현대판 노예제’ 특별보고관이 2025년 7월4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이주정책 포럼\'에 참석한 뒤 한겨레21과 인터뷰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현대판 노예제’ 근절 위한 입법 과제
7월2일 방한한 오보카타 특보는 7월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인권위·대한변호사협회 등의 주최로 열린 ‘글로벌 공급망 내 강제노동 근절을 위한 국제적 해법과 한국의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 때, 전세계 공급망(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조달부터 완제품의 유통에 이르는 일련의 체계와 과정) 내 인권침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발표했다.
그는 ①공급망 내 인권침해를 식별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인권실사 ②인권침해 발생 기업 생산품의 수입 금지 ③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국내총생산(GDP)의 약 12%를 차지하는 공공조달(정부기관 또는 공공기관이 민간부문에서 물품이나 서비스를 취득) 영역에서 인권침해 발생 기업과의 계약 금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중 ①의 내용을 담은 법안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인권·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라는 이름으로 6월13일 국회에 발의됐다.
오보카타 특보는 한겨레21과 한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기업·시민사회·학계 등 많은 이해관계자와 소통해서 기업 공급망 내 인권실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입법을 도입할 것을 권장한다”며 “한국에서 이 법을 제정한다면 아시아 지역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실사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여러 유럽 국가에서 이미 법제화한 상태다.
그는 국회 토론회 다음날엔 이주포럼에 참석해 한국 내 이주민이 겪는 다양한 착취 사례를 들었다. 2024년 8월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저임금과 임금체불, 기숙사 통행금지 같은 인권침해를 당해 ‘이주가사돌봄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가 이들의 노동실태를 조사해 발표했는데, 필리핀 가사관리사 운영업체가 조사 참여자를 수소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오보카타 특보의 눈이 커졌다.
이어 재단법인 동천의 권영실 변호사가 ‘한 난민 신청자가 2025년 3월 경기도 파주시 한 골판지 공장에서 일하던 중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단속반의 단속을 피하다가 오른쪽 다리가 대형 압축기계에 끼여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오보카타 특보가 놀란 듯 손으로 입을 막고 미간을 찌푸렸다.
포럼이 열린 2시간30분 동안 농축산업, 어업, 조선업, 유흥업, 양식업 등 여러 현장에서 발생하는 착취 문제를 들은 오보카타 특보는 포럼 참석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렇게 목소리를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돌아가서 한국 정부와 소통하고, 고용주와 노동자 사이 힘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싶습니다.”



오보카타 도모야 유엔 ‘현대판 노예제’ 특별보고관이 2025년 7월4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이주정책 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가가 노조 활동 보호하는 게 해결 방안
오보카타 특보는 그간 전세계적으로 실향민·이주민 등이 불안전한 법적 지위와 뿌리 깊은 차별로 인해 빈곤이 대물림되고 저임금·불안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 , 특히 여성은 성별 고정관념에서 기인하는 젠더 차별 영향까지 더해져 성착취와 가사노동 착취에 취약한 현실을 다룬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해왔다.
그중엔 노동자단체에 주목한 보고서도 포함됐다. 2024년 7월1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그는 현대판 노예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동자단체의 역할을 강조 했다 . 이주노동자 조직화를 지원하고 난민 취업을 돕는 등 현대판 노예제에 취약한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 약자를 착취하는 일자리가 아닌 양질의 일자리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역할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노동기구(ILO)에서 보장하는 노동조합 활동을 국가가 보호하는 것도 오보카타 특보가 제시한 현대판 노예제의 해결 방안 중 하나다. 파업한 노동자에게 무분별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한국 내 기업들의 행태는, ‘노조 차별을 금지하고 노동자단체 활동을 자의적 또는 불법적으로 방해하거나 노동자의 권리 행사를 저해하는 기업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등 그가 각국 정부에 권고한 사항과 정면 배치된다. 이어 그는 노동자단체 구성의 다양성 보장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여성 노동자가 돌봄·가사 노동 때문에 지도자 직책을 맡는 것을 포함해 노조에 참여할 시간과 기회가 줄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른 나라에서 보니 이주노동자는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하는 일이 많아 (노조 활동을 할) 시간이 없고 조합비를 내기도 어렵습니다. (이들을 포용하기 위해) 노동자단체에 대한 접근이 좀더 완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뿐만 아니라 일터에서 차별받는 여성, 성소수자(LGBTQIA+), 장애인 노동자가 노동자단체 지도자 직책에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야 이들이 노동자단체에 도움을 호소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든 의사결정 과정과 지도자 직책에 이들을 포함할 필요가 있습니다.” 양대 노총을 비롯한 우리나라 노조 지도자가 주로 비장애인 남성인 문제, 즉 다양한 배경과 특성을 가진 노동자를 대표하지 못하는 점도 분명 고쳐야 할 지점이다.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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