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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궁금해서요. 보이는 없어. 아니라 씨 문을지난해 우리나라는 33TWh의 전력을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하면서 전 세계 태양광 발전량 10위를 기록했습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특히 태양광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부정적인 여론과 각종 정책적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전반에 대해 '한국은 입지 조건이 좋지 않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길거리, 술자리에서만이 아니라 대선후보 토론에서도 '객관적' 또는 '과학적'이라는 탈을 쓰고 말이죠.







현실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국가별 단위 면적당 GHI(Global Horizont 우리은행 중도상환수수료 al Irradiance, 수평면 전일사량)는 지도의 색으로도 확인할 수 있듯,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평균 3.99kWh/㎡라는 숫자는 당장 동북아에서 보더라도 '2024년 태양광 발전량 세계 1위' 중국(4.13kWh/㎡)과 큰 차이가 없고, '2024년 태양광 발전량 세계 4위'인 옆 나라 일본(3.61kWh/㎡)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상호신용금고 전향적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나선 '2024년 태양광 발전량 세계 6위' 독일(2.98kWh/㎡)은 우리의 조건보다 한참 떨어집니다. 북해의 바람뿐 아니라 '레인코트의 나라'임에도 태양광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영국(2.59kWh/㎡)과는 비교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2024년 태양광 발전량 세계 9위'인 이탈리아도 4.07kWh/㎡로, 우리와 큰 차 동산담보대출 이가 없었습니다.

어디를 가나 태양광 패널을 흔히 볼 수 있는 이들 나라에 비하면, 국내 사정은 딱하기 그지없으나, 그런 환경 속에서도 '세계 10위'를 기록한 것은 우리 시민들 스스로가 의아해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희망을 가져야 할 일입니다. 지난 연재에서 전해드렸던 것처럼,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태양광은 묵묵히 교육과학기술부 제 역할을 해오고 있으니까요.







실제 우리나라의 전력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이는 더욱 확실해집니다. 위 그래프는 지난주 소개해드렸던 2025년 4월 24일의 5분 단위 발전원별 전력 공급 추이 마이너스통장 발급조건 를 나타낸 것입니다. 경직성 전원답게 석탄과 원자력은 전력 수요의 변화와 무관하게 일정한 출력을 유지했고, 가스화력발전소는 마치 건물에서 온수 보일러를 켜고 끄듯 수급 상황에 맞춰 정신없이 출력을 조절했습니다. 가스화력과 더불어 또 다른 유연성 자원인 양수발전은 충전과 방전을 거듭했고요. 그런데, 평일인 목요일임에도 전력시장에 참여중인 발전기들의 총 출력은 한낮(오후 12시 35분)에 가장 낮았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전국의 발전기들이 가장 열심히 전력을 생산해낸 시간은 저녁 7시 25분이었죠.

어떻게 가장 많은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가장 적은 공급량이 기록된 걸까요. 기성 발전원들과 달리, 태양광발전은 전력시장과 상관없이 돌아가는 것들이 많습니다. 직접 PPA(Power Purchase Agreement, 전력구매계약)를 통해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고객사에 직접 전력을 공급하기도, 스스로 본인의 사업장이나 건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그 전력을 바로 사용하는 BTM(Behind The Meter, 자가소비)과 같은 경우도 있죠. 전력거래소는 이러한 전력시장 밖에서의 수급에 대한 추정치를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진짜 전력수급'을 알 수 있습니다.







이날 전력시장 안팎을 통틀어 태양광발전의 공급 총량의 최대치는 25.6GW(오후 12시 25분)에 달했습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전체 공급량의 37.6%를 태양광이라는 단일 발전원이 차지했던 셈입니다. 이는 전국의 모든 원전이 낸 출력(22GW 수준)보다도 높고, 전국의 가스화력발전소가 최대 출력을 냈던 저녁 7시 30분(24.9GW)의 공급량보다도 많습니다. 그 결과, 이날 하루 동안의 실제 우리나라 전력수급에서 태양광이 차지했던 비중은 12.7%를 기록했습니다. 분명, 전체 재생에너지의 연간 발전비중이 아직도 두 자릿수 퍼센트를 확고히 기록하진 못했는데, 하루하루를 뜯어보면, 조금씩 이러한 변화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전력시장 외에서 움직인 태양광 발전량을 더해보면, 이날도 여느 평일처럼 실제 전력수요는 한낮에 가장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24일, 전력 공급이 최저를 기록한 시간은 새벽 3시 55분, 최대를 찍은 시간은 오후 1시 45분이었습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수요가 줄고(발전 출력이 줄고), 일출과 함께 출근 준비를 시작하며 급격히 수요가 늘고(발전 출력이 늘고), 그렇게 한낮 동안 수요의 피크(발전 출력의 피크)를 기록하다 퇴근시간 이후부터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발전 출력이 줄어드는) 통상적인 전력수급 양상과 같았죠.







태양광발전은 한낮의 쏟아지는 햇빛을 이용해 발전량을 늘려온 덕에 의도치 않게 피크 전력도, 시점도 변화시켰습니다. 실제 수요자들의 행동변화 없이도 수요 피크의 시점을 옮기는 효과를 낸 것입니다. 또, 이날 시장 내에서 공급 최저는 약 49.7GW, 최대는 67.1GW를 기록했습니다. 실제론 최저 52.8GW, 최대 71.2GW로 그 격차가 18GW를 넘어섰던 것에 비해 시장 내에선 그 변화의 폭이 17GW로 감소한 셈입니다.

물론, 향후 태양광 발전량이 더욱 늘어날 경우, 전력시장 내에서의 발전원별 발전량 그래프는 평탄화하는 것을 넘어 한낮 깊은 골짜기를 보일 것입니다. 한낮을 전후로 1~2시간 가량 기성 발전소들이 발전을 멈춰야 할 정도로 말이죠. 이는 기성 화력발전사업자, 원자력발전사업자뿐 아니라 전력시장과 망을 운영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공급량이 지나치게 많을 때엔 이를 담아두고, 역으로 부족할 때엔 이를 다시 전력망에 풀어줄 수 있는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시스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간헐성에 대한 대응 없이는 더 이상 재생에너지의 확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ESS가 이에 대한 답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혹자는 '배터리가 비싸서 현실성이 없다'며 객관적이고도 과학적인 양 이야기하곤 있지만, ESS 가운데 배터리를 이용한 BESS는 이미 현실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2014년, 세계적으로 0.4GW 수준이었던 연간 신규 설치량은 점차 늘어나 지난해엔 69GW 규모가 추가로 설치됐습니다. '누적 보급량'이 이렇게 점차 가파르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신규 보급량'이 이렇게 늘어난 겁니다.







이는 가파르게 떨어진 배터리 팩 가격 덕분입니다. 2014년, kWh당 715달러였던 배터리 팩 가격은 2016년 356달러/kWh로 절반이 됐고, 이는 2020년 165달러/kWh로 다시 절반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엔 kWh당 115달러를 기록했고요. 지난 2020년, 20번째 연재 〈[박상욱의 기후 1.5] '그린 뉴딜', 에너지 전환=일자리 전환〉에서 인터뷰했던 마크 제이콥슨 스탠포드 대학 교수는 최근 “안 된다는 소리는 그만하라”며 목소리를 냈습니다. 제이콥슨 교수는 “올해 들어 캘리포니아에서 전체 147일 동안 115일에 걸쳐 WWS(Wind Water Solar, 풍력-수력-태양광) 발전량이 주내 전력 수요를 넘어섰다”며 봄이 찾아온 후엔 “74일 연속으로 이들 재생에너지에서 비롯된 전력 생산량이 전력 수요를 넘어섰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기후 에너지 싱크탱크인 Ember는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로 BESS를 꼽았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하루 중 BESS가 전체 전력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2021년, 하루 중 최대 1.28%에 그쳤던 BESS의 비중은 2022년 최대 4.38%, 2023년 최대 9.53%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지난해엔 최대 18.33%(오후 8시)로, 저녁 시간 BESS는 캘리포니아의 '주요 전력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낮엔 역으로 유휴 전력을 저장했는데, 그 양은 최대 13.21%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참고로, 우리와 비교해보면, 전통적인 ESS라고 할 수 있는 양수가 지난 4월 24일 전체 전력공급에서 차지했던 비중은 최대 4.48%(오후 7시 20분), 최저 –5.87%(오후 12시 35분)였습니다. 여기서 양의 값은 모아뒀던 전력의 방전을, 음의 값은 유휴 전력의 충전을 의미합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BESS 설치용량은 2015년 1.1GW에서 2017년 3.1GW, 2020년 12.8GW, 2022년 33.9GW, 2024년 128.4GW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중입니다. 'K-배터리'의 나라인 만큼, 한국이라고 BESS 확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설치가 시작된 BESS는 2017년 1GWh 수준이었던 신규 설치량이 이듬해 3.8GWh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설치 확대와 동시에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신규 설치량은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인천 청라의 전기차 화재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에너지전환에 대한 사회 전반의 적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BESS 화재 사고는 연일 보도가 잇따랐죠. 2022년 이후로는 태양광발전과 연계된 BESS가 거의 추가된 것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 결과, 국내에서의 누적 ESS 설치용량은 2020년 이래로 용도에 상관없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020년 5.4GWh 규모였던 태양광 연계 BESS는 지난해 5.3GWh를 기록했고, 피크저감용 BESS의 용량 또한 같은 기간 4.1GWh에서 4.2GWh로, 풍력 연계 BESS도 327MWh에서 330MWh로 큰 변화가 없었죠. 세계가 에너지전환을 향해 달려가는 사이, 국내에서 비단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확대만 멈췄던 것이 아닌 셈입니다.

전기차와 더불어 BESS는 이차전지의 주요 수요처입니다. 이차전지는 우리가 'K-배터리'라고 부르며 국민적으로, 여야 가릴 것 없이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여기는 것이고요. 'K-배터리'를 키워야 한다면서도 전기차 보급과 BESS 확산은 더딘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입니다. 산업계의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룬 '전 세계 태양광 패널 1위' 성적표를 '정책의 성과'로는 활용하면서, 정작 국내 태양광 확산이 '정책의 핵심'이 되지 못 했던 우리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미 전기차와 배터리는 태양광 패널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영향력이 세계 시장을 흔들 만큼 커진 상태입니다. 모두가 소위 '국뽕'이라는 것에 젖어 한국 전기차와 한국 이차전지를 칭찬한다 한들, '국가 정책의 성과'를 치장하는 훈장으로 소비하기만 하고, '개인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으로만 이용하고, 국가 차원의, 시민사회 차원의 실질적인 에너지전환에 나서지 않는다면, 전기차도, 이차전지도 모두 '과거의 영광'으로만 남게 될 것입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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