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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빛바랜 사진....

내 컴퓨터 본체에는 지난 2007년 11월에 찍은

졸업 30주년 사은행사 단체 사진이 붙어있다.

만 3년이 넘게 그곳에 붙은 채로 담배연기에 찌들고

햇빛에 형광등불빛에 노출된 채 풍파(?)를 겪고있다.


국정(?)에 속아서 1년을 꿇고 고등학교 교문을 들어선 터라

고교 3년동안 1년 후배들과 지낸다는 생각에 사실 탐탁한

학창시절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후로도 10년, 20년이 지나도록 몇몇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동기들이건 동문들이건 그리 반갑게 만날 생각은 없었지.


1999년이었던가?

종로 한일관에서 모임이 있다고 해 나갔었고

그후로도 한동안은 출신학교 모임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 2003년 인용이의 전화와 동익이, 진오의 부추김으로 나갔었고

잘 기억은 나질 않지만 뭔가를 부탁하러 인용이를 만나러 갔다가

교우회 게시판을 내가 맡겠다고 자청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예기치않았던 일이 시작이 되어 2007년 4월에는

개교 100주년 깃발을 달고 제주도 해안도로 240km를 도보로 일주했고

그해 11월에 지금 내 컴퓨터앞에 붙은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지금까지

빛바랜 채로 거기에 두고 컴퓨터를 키고 끌 때마다 보곤한다.


한 친구 한친구 뿌옇게 바랜 얼굴들을 보면서 대화를 나눈다.

언제 저 시키는 나 갈궜는데...

언제 저 시키는 기분좋다고 분냄새 맡게 해줬는데...

언제 저 시키는 어디가 안 좋다고 했는데...

언제 저 시키는 누가 좋은 일이 있다고 했는데....

.

.

.

...한 열흘 게시판에 흔적을 안남겼더니 쓰부랄 놈들!

한놈도 흔적을 남기지 않네!

지금은 오늘 한 말이 내일 바뀔 수도 있을만큼 내 머리가 복잡하다.

그래서 엄한 말 떠들었다가 다음날 말 바뀌면 쪽 팔릴까봐 자중하는 중이다.



세상 돌아가는게 궁금하면 뉴스를 보건 인터넷에 떠도는 기사들을 보면 된다.

하지만-

우리 휘문 69회의 일은 그런 뉴스에도 인터넷 기사거리에도 전달되지않는다.

오직 우리만이 우리의 소식을 서로에게 알린다.

아주 특별한 계층의 선택된 소식들만이 우리에게 끼리끼리 알려지는 독립된 곳이다.


새로 이사를 가면 A4용지만한 크기이거나 아님 벽 하나에 걸만큼 큼직한

지금의 빛바랜 사진을 인쇄해 걸어둘 생각이다.


왜?

그때는 내가 무척이나 외로울테니까.


언젠가 내가 앉은 자리가 점점 다른 이들의 자리에서 멀어지는 것을 알 때는

이미 외로워진 후일게다.


.....게시판이 너무 쓸쓸해지면

훗날 우리가 머물 자리도 좁아진다.

우리 끼리의 사는 이야기들.....

주절 주절 풀어봐야 훗날 이야기거리가 생긴다.



존나리 머리 아픈

세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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