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딸들에게 하지 않는 말 세 가지
몇시에 올 거니?
누구 만나러 가니?(혹은 어디 가니?)
돈을 어디다 쓸 거니?
내가 두 딸들에게 하지 않는 말들이다.
딸인데, 요즘 같은 험한 세상에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그리 해 왔고 아직까지 딸들이 나를 크게 실망시킨 적 없으니 그동안의 교육방법이 잘못된 것 같지는 않다.
애들이 어릴 때부터 많은 부분을 자율에 맡겼다.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 책임지게 했다.
휴대전화를 사 줄 때도 무엇무엇을 지킬 것인지, 또 그것을 어겼을 경우에 어떤 벌을 받을 것인지 써 오라고 했었다.
학교에 갈 땐 놓고 가겠습니다. 요금은 엄마가 정해준 범위 내에서 쓰겠습니다.
어겼을 경우 한 달 동안 휴대폰을 쓰지 않겠습니다. 세 번 어겼을 경우에는 엄마께 휴대폰을 반납하겠습니다.
그래라.
그게 끝이었고 딸들은 자신들이 했던 약속을 지켰다.
음악을 하는 둘째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고 3 수험생들과 함께 밤 11시까지 피아노를 쳤다.
성적과 예능실력, 둘 다 잡으려다 보니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 그리고 돌아와 한 시간 남짓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의 전부였다. 그렇다고 부모가 능력있어 뒤를 팍팍 밀어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공부하다 너무 힘들다 싶으면 카메라 매고 훌쩍 떠났다.(고 3 때도 그랬다.)
"엄마, 바람 쐬고 올게요."
역시 '그래라'가 끝이다.
어디 가냐, 몇 시에 올 거냐, 수능이 얼마 안 남았는데 지금이 그럴 때냐?
이런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2만원 정도 손에 쥐어줄 뿐이다.
아이는 한강으로 어디로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도 사 먹으며 하루를 보냈다.
가끔씩은 자정이 다 되어 들어올 때도 있었지만 왜 안 들어오느냐고 전화하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엄마, 친구 만나고 올게요. 아니면 oo 만나고 올게요, 라고 하면 알았어, 가 끝이다. 몇 시까지 돌아와라,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딸들은 대체로 10시를 넘기지 않고 귀가한다.
때로는 자정이 넘어 들어올 때도 있는데 역시 왜 안 들어오느냐는 전화는 하지 않는다.
애가 왜 안 와. 전화라도 해 봐, 라는 남편의 말도 크게 듣지 않는다. 때 되면 올 거야. 좀 늦나 보지.
엄마, 얼마 얼마가 필요해요(혹은 무슨 일에 얼마가 필요해요) 라고 하면 어디다 쓸 건데? 왜 그리 많아? 이런 말, 하지 않는다. 꼭 필요하니까 말하겠지, 싶어 아무리 어려워도 딸들이 요구한 액수보다 약간의 돈을 더 얹어준다. 만원만 주세요, 라고 하면 2만원, 3만원만 주세요, 라고 하면 5만원을 준다.
엄마가 돈을 넉넉히 줬다 하여 아무렇게나 쓰지는 않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딸들은 잘 안다. 엄마가 무책임한 행동이나 거짓말하는 걸 얼마나 싫어하는지. 대신 책임있게 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무조건 믿어준다는 걸.
딸들은 아직까지 엄마를 배신한 적이 거의 없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 그리 된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아주 어릴 때부터 그런 식으로 지도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일일이 잔소리를 하거나 자녀들 일에 사사건건 참견한다 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부모가 믿어주는 만큼 보답한다. <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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