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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해에는......

....입맛 맞는 친구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 남들 먹는 것 중에서 못 먹는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얼마전 홍어를 먹는데 그 격한 냄새에 젓가락만 깨적이며 입맛만 다셨다.

예전 화립이네 상가에서 삭힌 홍어회를 처음(?) 먹었을 때는 먹을만 하더니

영~ 아니다.


훨씬 전, 개고기는 질색을 하고 못 먹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 먹지 마다하지 않을만큼 맛을 들였다.


10여년 전 동호회 사람들과 처음 만나 술자리를 하는데 500cc 생수병을

내 술이라 박박 우기며 3잔 이상은 취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요즘은 어떤 친구가 제조해주는 양주+맥주의 폭탄에 젖어 그 친구가 만드는

폭탄이 아니면 폭탄이 아니라며 주접을 떨기도 한다.


휘문고등학교 69회-

공식적으로는 1998년인가 1999년에 종로 한일관에서 모임을 할 때

처음 참석해 보았었다.

그때 이십여년 만에 오 태원이를 만났다.

고등학교 재수시절(이놈이 이걸 지 가족들한테 이실직고했는지...) 같은 학원엘 다녔고

어쩌다가 그놈의 뺑뺑이로 고등학교까지 같이 다니는 인연을 가졌었는데

졸업후에 군대를 제대하기 무섭게 이민을 갔던 터라 연락이 끊겼다가 그때 보았다.

그 모임에서 내 입맛에 맞는 친구는 태원이 뿐이었다.

하긴 그때는 뭐 내세울 것도 없는 그저 그런 놈이라 자존심때문인지 누구에게

아는 척을 하기도 머쓱했고 워낙 태원이가 반가웠던 탓에 그친구와 입맛만 맞춰도

아쉬울게 없었던 것 같다.


그후 한 두번 모임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저 그랬고....

지난 2003년 어쩌다 전 전임 회장인 엄 인용군의 연락을 받고

진오와 동익이의 권유로 나갔다가 내 스스로 입맛을 바꿨는지,

아님, 다들 입맛들이 비슷해졌는지 스스로 미친 짓을 자처했고

그렇게 해서 어영부영 8년여 동안 서로 입맛을 맞춰 나간 친구들이 꽤 늘어났다.


좋게 생각하면 너그러워 진 것이고

달리 보면 나이가 들어 꼬장꼬장함이 줄은 탓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동익이놈하고 그놈 차를 타고 오다가 시답지않은 일로 말다툼을 했다.

워낙 위인이 속좁고 못난 위인이라 잘 잘못을 떠나 사과나 화해가 어색한 위인인데

넉살좋은 동익이 놈이 먼저 전화를 해 "새끼 삐쳤냐?"..하니

그또한 더 속좁은 "그래"소리가 나오지 못해 헤에~ 하고 웃고 말았다.


그래도 그놈 단점이 지놈 맛있으면 남도 맛있어야 한다고 바득바득 우기는 거다.

10년쯤 알게된 그놈 입맛중에 아직도 서로 상극인게 있는데

그놈은 매운 걸 무지 좋아하고 나는 도를 넘는 매운맛은 질색을 한다는거다.

가끔 같이 밥을 먹다가 고추가 나오면 일부러 창양고추따위의 매운 고추와

일반 고추를 따로 주문을 하기도 한다.

그깢 고추 몇개때문에 모처럼 함께 하는 식사를 어색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말이다.

-제일 고소할 때가 뭔 청양고추가 맵지가 않아? 할때다. ㅎㅎ -


각자에게 오랜동안 적응된 입맛들이 전혀, 혹은 조금씩 다르다.

신철이에게는 날개달린 육고기만 없으면 되고 동익이에게는 매운 고추 몇개 있으면 된다.

진오는 매운 걸 잘 못 먹는 나와 비슷하니 따로 신경쓸 메뉴가 없고

상동이, 형범이, 화립이, 현근이 등은 아무리 술자리라도 음료수 몇병과 생수만 있으면 된다.

술잔 돌리기 좋아하는 성태나 인용이에게는 술꾼들끼리 붙혀 놓으면 되고

상국이놈은 호프집에서도 소주 한병 따로 들고가면 된다.

술은 좋아하지만 사실 술 보다는 서로 좋은 친구들과의 입담을 즐기는 시간을 좋아하는

많은 친구들은 알콜에 취하는 것보다 서로에게 취하는 것이 좋으니 대화가 더 좋다.


한해 한해가 더 지나갈수록 알콜보다 맛있는 음식보다 더 취하기 좋고 먹기 좋은 것은

허물없는 친구들과의 지친 세파를 잊게하는 대화들이다.

"이런 개 xx"하면서도 주먹질이 오가지않고 웃음이 오가는 것은 그것이 욕이 아니라

오래 맛보지 못한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철부지적 우리들의 호칭이기 때문일게다.


내년에는 입맛을 맞추자.

내가 먹는 음식만 맛있다고 우기지말고

남이 먹는 음식도 눈치껏 배려해준다면 식탁에 놓이는 접시 수도 늘거고

함게 먹을 수 있는 의자 수도 더 늘어날테니.....


새해 2011년

생각하는 목표보다 조금 아주 조금만 더 넉넉하고 여유로운 행복이

휘문고등학교 69회 동기 모두에게 더 해지기를........


2010년 마지막 날

세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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