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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마운 분들...


엊그제는 오랫만의 휘선회 산행으로 청계산엘 다녀왔다.

작은 듯 하면서도 거미줄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산행코스가 퍼져있는 청계산.

서울시 서초구, 경기도의 안양시, 의왕시, 과천시, 그리고 성남시에 걸쳐 넓게 퍼져 있는 청계산.

서울대공원으로 해서 올라오는 코스도 있고, 양재동의 양곡도매시장에서 시작하는 코스도 있고,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원터골에도 들머리가 있고, 옛골만 해도 몇개의 산행코스가 있다.

 

그 중에서 엊그제는 옛골 맨 왼쪽의 능선을 타고 올라가는 봉오재->이수봉 코스를 타기로 하였다.

능선이 워낙 완만하고, 계단도 별로 없으며 편안한 코스라서 우리 나이에 딱 맞는 산행코스다.

이 곳을 처음 알게 된 것이 1993년도였다. 거래처의 부사장님께서 알려 주신 코스.

대충 그려 주시는 약도를 들고 어렵게 어렵게 이수봉까지 올랐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은 옛골에도 수많은 음식점이 생기고 등산용품점도 몇개씩이나 들어섰으며 도로도 사통팔달이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옛골이 맨끝이었고, 먼지만 풀풀 날리는 곳에 자그마한 구멍가게 하나 밖에는 없었다.

지금은 산행코스 내내 잘 정비된 표지판과 쉼터 그리고 산행보조 시설물로 쾌적한 산행을 할 수 있는 곳.

오래 전부터 원터골로 오르는 서초구쪽 코스는 정비가 잘 되어 있었지만 최근에 성남시에서 관리하는

옛골쪽 코스도 정비가 썩 잘 되어 그 쪽을 주로 다니는 나로서는 여간 고맙고 즐거운 것이 아니다.

 

이런 연고로 청계산엘 가게 되면 나더러 길잡이를 하라고 한다.

지난 주에 갔을 때 그 바람 세었던 태풍 곤파스로 온통 나무들이 자빠지고 부러졌던 모습이 생각났다.

쓰러진 나무들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산행하던 생각에 은근히 걱정을 하며 봉오재쪽으로 길을 잡는다.

여전히 부러지고 자빠진 나무들이 눈에 띄였지만, 누가 치웠는지 등산로는 아주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어렵지 않게 이수봉까지 올랐다가 다시 통신대쪽으로 내려와 목배등코스로 하산을 하였다.

지난 주에 왔을때 목배등 코스에도 아름드리 소나무가 몇그루 자빠져 있었는데...역시 말끔하다.

굵은 나무는 톱으로 썰어냈는지 바닥에 톱밥이 떨어져 있기도 하고...

적당한 크기로 잘려진 나무토막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기도 하고...

 

다소 계단이 많은 목배등 코스지만, 거의 다 내려오면 귀청을 때리는 물소리와 함께 계곡물이 좋은 곳이다.

힘들게 지루한 계단길을 거의 다 내려와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거센 물줄기가 상쾌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모두들 휴대용 의자를 꺼내어 물속에 발을 담그고 탁족을 즐길 수 있었다.

산행후에 즐기는 탁족은 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상쾌한 기분을 잘 알 수 없다.

 

1993년부터 다닌 청계산의 옛골 코스...

그 동안 심한 태풍으로 나무가지가 부러지고 온통 나뭇잎이 떨어지고 했던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지난 번 곤파스때 처럼 엄청난 피해를 당한 것을 본 적은 처음이었던 거 같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흰 속살을 드러내고 온통 쓰러지고 부러진 모습,

거센 바람에 통째로 뒤집혀 뿌리를 허공에 쳐든 모습 등 속이 많이 상했었다.

가슴도 아프고, 아 저걸 누가 언제 다 치우나 걱정도 많이 되었는데...

 

태풍으로 온통 난장판이 되어 버렸던 등산로를 말끔히 치워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그 동안 꾸준히 옛골쪽의 등산로를 정비하고 가꾸어 주신 성남시의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고맙다.

뒤에서 보이지 않게 수고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몇 년전에 외국의 저명한 의학교수들이 품고있던 의문이 풀렸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한국인들의 늘어난 수명을 보고 놀랐는데, 물론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료혜택의 공로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의 어느 학회에 참석했다가 서울근교의 산에 올라 그 많은 등산객들의 행렬을 보고는

한국인들의 수명이 어떻게 그렇게 단시일내에 늘어날 수 있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요즘 산에 가면 어느 곳 할 거 없이 정말 인산인해이다. 유명한 곳에 가면 발디딜틈도 없다.

가끔씩 눈쌀을 찌프리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역시 등산은 즐겁다.

등산객들의 쾌적한 산행을 위해 남몰래 뒤에서 애쓰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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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 / 플루트 협주곡 G장조 K.313

1. Allegro maest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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