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0년 8월 8일
장소 : 반포종합운동장
참석인원 : 양희봉.송희열.안동찬.김재철.이규열.최세경.이봉영. 이윤종. 이태신. 배형택. 김두홍.
신동범. 장광택. 김현기. 김학수. 문현. 남상욱. 유재필. 김하진. 박용범.
전종석. 정진용. 박세진. 송배호. 송정현. 임미선. 박종순. 김정화. (이상 28명)
1. 전초전.
모임 시간인 9시 반에 시간을 맞추어 코트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코트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코트관리 코치에게 전화를 하였다.
코치의 말이 새벽 세시까지 비가 와서 지금 운동을 못한다는 말을 한다.
휘테회 모임이 첫째주 일요일로 알아서 연락을 못했다고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
미안한 것이 문제가 아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코트사용이 가능해보였다.
코치와 안면이 없다보니 따질 수도 없고 회장인 희봉형과 우상배 선배에게 연락을 하였다.
결과는 같은 이야기.
시간이 지나면서 회원들이 속속 도착을 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더 많은 회원들이 참석을 한 것이다.
상품이 걸리지 않으면 얼굴보기 힘든 74회 듀오 김하진. 박용범 선배들마저 참석을 했으니 이변은 이변이었다.
전근으로 오랜만에 나온 72회 김현기 형이 한마디 한다.
“내가 올해 처음 나온 건데 하필이면 이러냐?”
동기인 김학수 형이 그 말을 받아서 한마디 한다.
“나는 몇 년 쉬다가 지난달부터 나왔는데 하필 이러냐?”
처음 보는 80회 송배호 후배도 한마디 한다.
“전 1월에 한번 나오고 두 번짼데요.”
다들 난감해 하는 표정들이다.
애초 2시부터 개방을 하겠다던 관리코치가 양희봉 회장님의 강력한 항의에 결국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입장을 허락하였다
.
교회중책인 관계로 참석을 못하는 김두홍 선배도 시간 관계상 운동은 못해도 인사하러 왔다면 드링크제를 사가지고 오셨다.
4월부터 참석하기 시작한 나의 동기인 정진용. 김정화 부부가 삶은 계란을 가지고 왔다.
전보발령 관계로 올해 처음 어렵게 참석한 72회 김현기 선배님이 맥주 한 박스를 가지고 오셨다.
휘문여고 임미선 부회장과 박종순 회원이 방울토마토를 가지고 오셨다.
덕분에.......
매달마다 듣는 “아침에 먹을 것이 왜 이렇게 부실해? 총무가 머하거야?는 이규열 선배의 꾸지람을 안 듣고 넘어 갈 수 있었다.
2. 빅매치
경기는 휘팀과 문팀으로 나뉘어 2라운드를 진행하였다.
이 날 최고의 빅매치는 1라운드 마지막게임에서 붙은 문현. 김하진 조 : 박용범.송배호조의 게임이었다.
문현. 김하진 조는 자타가 공인하는 휘테회 최고의 에이스조.
이에 반해 박용범 선배의 최근 성적은 신통치가 않았다.
대회에 입상한 것이 꽤 오래전의 일로 기억된다.
최근 박선배가 대회가 아님에도 출석률이 좋은 것은 대회에서 입상할 가능성이 적다보니 평소에 많이 나와서 먹는 것으로 때우자는 심산도 깔려있을 것이다.
처음 보는 송배호 후배의 실력은 베일에 싸여있다.
1라운드의 승패가 이 한게임에 달려 있었다.
휘팀이 2세트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과는 6:3으로 문팀의 박.송조의 승리이다.
예상을 뒤엎은 결과로 문팀의 1라운드 역전을 이룬 것이다.
박.송조의 승리는 한마디로 작전의 승리였다.
그들의 공격은 김하진 선배에게 집중적으로 퍼부어졌다.
송배호 후배의 강력한 스트록과 연타에 김하진 선배는 한마디로 숨 ‘헐떡’. 땀 ‘삐질삐질’이었다.
코트 체인지 마다 물을 찾고 땀을 비 오듯 흘리는 김선배를 보면서 애처로운 생각을 해야 정상인데 나도 모르게 내 입가에는 고소가 흘러나왔다.
최대의 라이벌인 내가 수술을 받은 후 컨디션 난조를 틈 타 휘테회에서 더 이상 자신의 상대가 없다는 듯 거만을 떨던 김하진 선배.
오늘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이다.
이것이 대리만족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정말 짜릿했다.
김하진 선배의 굴욕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번외경기로 남녀혼성게임이 있었다.
김하진. 임미선 조 : 송배호. 박종순 조
결과는 역시 송. 박조의 승리.
게임을 주관하던 문현 선배가 경기전 한마디 한다.
“아무래도 하진이랑 박종순이 한 팀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순간 김선배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그 얼굴에 박종순이 찬물을 끼얻는다.
“제가 송배호씨랑 안면이 있으니 같은 편 할게요.”
그리고는 자신 있게 외친다.
“자! 타이틀 걸어요. 타이틀 걸어.”
타이틀로 두당 만원씩을 제안하였다.
김선배가 꼬리를 내린다.
“난 벌써 만원 내야하는데.......”
결국 타이틀이 두당 만원에서 팀당 만원으로 타이틀을 축소되었다.
게임후 락카에서 나란히 앉은 김하진 선배가 박종순씨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나랑 같은 편 하는 게 그렇게 싫었어?”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쓸쓸함이 뚝뚝 묻어져 나왔다.
3.억세게 재수 없는 사나이.
폐회식를 하면서 문팀의 팀원들을 일일이 거명하였다.
그리고 안내의 말씀을 드렸다.
"호명하신 분들은 만원씩 내시기 바랍니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항의가 들어왔다.
"야! 나는 이승을 했는데 왜 내?"
이윤종 선배님이었다.
"개인의 승패와 상관 없이 팀 성적입니다.
라운드당 오천원씩 이라운드 모두 문팀의 패배여서 만원입니다."
곧바로 이선배님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아! 난 전에도 이승하고 냈는데 벌금 냈단 말야......."
4승 무패의 성적으로 상품은 받지 못하더라도 이만원의 패널티를 내야하는 안타까움......
조금은 그 마음이 이해가 간다.
이선배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청백전의 사활은 실력도 아니다.
그날의 컨디션도 아니다.
오로지 뽑기의 재주가 좌우하는 것이다.
참고로 나는 0:6으로 피박을 쓰고도 한 푼 내지 않았다.
이윤종 선배님의 이날의 재수 없는 사나이로 임명을 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4. 모반
점심은 삼계탕으로 하였다.
마침 복날이어서 가게는 문전성시였다.
그래도 회장님이 미리 예약을 하여 야외에서 조금은 덥지만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그 자리에서 이날의 높은 참석률에 대한 원인이 파악되었다.
그것은 회장님의 안내 문자였다.
[.......모임 후 복회식이 있습니다.]
회장님은 복날 회식으로 보냈지만 대다수의 회원들은 복 사시미 회식으로 인식을 한 것이다.
점심 식대로 나온 50만원은 68회 배형택 선배님이 찬조를 주셨다.
전에 번개 모임 때도 2차를 내셨는데 조금은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왜 그러셨냐고 형식적인 인사를 하였다.
“내가 분당테니스 총회장을 맡고 있어서 일 년에 두 번 나오면 잘 나오는 거야.
가끔 나와서 미안한데 내가 동문들에게 이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아서.......”
그저 총무의 입장에선 감사할 따름이다.
재정적 부담이 덜어졌다.
이차는 회비로 하기로 하고 가까운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이런 횡재가.......(총무의 입장에서)
이차 술값 20만원은 휘테회 당서열 2위 안동찬 선배님이 해주셨다.
신년 초 윌슨 테니스볼 한 박스를 찬조하신 것도 고마운데 이런 도움까지 주시니 다시 한 번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그 찬조에는 조건이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양희봉 회장님의 3선 재임 조건이다.
이 이야기는 한 달 전으로 올라간다.
두 달 전까지 9월 정기총회에서 평화적 정권이양이 대세였다.
그런데 갑자기 한 달 전에 분위기가 반전이 된 것이다.
전혀 이야기가 되지 않던 양회장님의 3선 연임이 거론이 된 것이다.
이것은 명백히 모반이다.
모반이란 정권을 배반하여 군사적 행동에 들어간다는 뜻인데 회장의 퇴출이 아닌 재심임으로 가는 것이니 좋게 친위 구테타 정도로 하자.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일 년 동안 한 번도 나오지 않다가 처음 나온 장광택 선배가 있었다.
양준혁이 그리고 이대호가 홈런을 날려야 되는 이유가 삼천 가지라는데,
장선배에게 물으면 양회장님이 3선 재임을 해야 되는 이유를 들라면 삼만 가지 정도 들 것이다.
바람잡이도 이런 바람잡이가 없다.
삐끼로 말하면 초일류 삐끼 수준이다.
이 움직임에 결정적인 것은 송희열. 안동찬 두 선배님들이 찬성을 하면 나섰다는 것이다.
불과 두 달 전까지 아무 문제가 없이 진행되었던 정권이양이 장선배님의 등장과 함께 그리고 그의 세치 혀로 미궁 속으로 빠져든 느낌이다.
앞으로 남은 한 달의 기간 동안 차기 정권에 대한 예상은 안개 속으로 숨어버렸다.
5. 감사의 말씀
일 년 전 남양주 테니스 코트에서 정기모임이 있었다.
모임인원 총 8명.
정말 조촐하게 모임을 가지고 매운탕집에서 회식을 했던 기억이 난다.
건대 코트에서 특혜를 누리면서 운동을 하다가 송교수님의 퇴직과 함께 그것이 날라갔다.
꼭 집이 경매 넘어가서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일 년 후 오늘의 모임을 치르면서 그냥 신이 났다.
부잣집 잔치를 벌이는 맏며느리 기분이었다.
흩어진 형제들이 다신 모인 기분마저 들었다.
휘테회의 재건을 위해 물심양면 노력한 양회장님을 비롯해 여러 선배님들의 노력과 배려가 오늘의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다른 선배님들의 성원 역시 일일이 거론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모든 휘테회 회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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