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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덕영 소식
<사람들> 찌아찌아족 한글선생 된 정덕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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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만큼 많이 배우고 돌아오겠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한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族)이 사는 부톤섬에서 한국어와 한글을 가르칠 첫 한국인 교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경기도 안성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의 한국어지도사 정덕영(48)씨.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제약회사에서 20년간 근무하다 2년전 퇴직하고 외국인 한국어 교육에 뛰어든 정씨는 사전 읽기가 취미인 자타공인 '국어 마니아'다.

   회사에서 직원교육을 맡아 고객예절과 바른 어법 등을 가르치다 보니 스스로도 올바른 발음과 어문규정을 지키고 항상 사전을 살피던 버릇이 생활화된 것이다.

   그는 이런 취미를 바탕으로 2006년 7월에는 어렵기로 유명한 KBS '우리말겨루기'에 출전해 우승하기도 했다.

   정씨는 "남들은 이해 못 해도 나는 사전을 읽으면서 새 단어와 새 용법을 배우고 어원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이해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런 정씨가 한국어 교사가 된 까닭은 '은퇴 후에는 간도 등지에 가서 한국에 오려는 교포 3~4세에게 한국 문화와 언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오랜 꿈 때문이다.

   정씨는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지금도 그렇지만 삶의 한토막 정도는 나와 가족이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 쓰고 싶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한국어 교육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지난 1년8개월간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민자 30여명에게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지금껏 없었던 보람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정씨는 "한국어를 못하던 이와 의사소통을 이루고, 결혼이민자가 법적으로만이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한국인이 돼 가는 모습을 보면 성취감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찌아찌아족에게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인도네시아어를 못하는 것이 다소 장애가 되겠지만 지금까지 경험상 영어와 바디랭귀지, 그림 등을 활용하면 처음에는 어려워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씨는 "내 생에 찌아찌아족의 첫 한국인 교사란 일을 맡게 돼 영광스럽다. 나 한 사람을 통해 한국인 전체가 평가될 수 있어 예의 바르고 열심히 하는 교사로 기억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훈민정음학회 전 회장인 서울대 김주원 교수는 "정씨는 한국어 교육에 철저한 사명의식을 갖고 있고 성실성과 지휘통솔력 등 여러 측면에서 우수한 데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해도 깊어 훌륭한 교사가 돼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씨는 내년 1월부터 1년간 바우바우시 제6국립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찌아찌아어 한글 교육을 담당할 현지 초등학교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히브리어의 '라마드'란 단어는 가르친다는 뜻과 배운다는 뜻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가르치는 만큼 많이 배우고 돌아오렵니다." 정씨의 다짐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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