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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가 부끄러워 해야하는 날
어제 한낮이 되어서야 게시판을 통해 한 사람의 부고를 보았습니다.

원초적으로 내려다보기만 해도 아찔한 절벽에서 잠깐의 말설임도 없이 뛰어 내렸다는 말에

별의 별 억측과 부정이 머릿속을 헤매었고 나 다운 온갖 더럽고 추잡한 추측이 노리를 맴돌았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남들이 전해주는 그의 마지막을 받아들이기로 하였습니다.

6년전 내게 대장이었고 1년여 전 그가 무대에서 내려올 때 썩은 계란을 손에 끼고 박수를 치겠다고

그래서 권좌에서 내려오는 그나 그를 뽑았던 나나 눈이 멀었다고 욕을 해주겠다고 권력에 안주한

그래서 좋아했던 만큼 더 큰 실망이었던 썩은 대장이라고 비난하려던 사람입니다.


어제 세상을 온통 도배했던 그의 부고를 보고 들으며 정말 그떄 그가 내려오던 무대에 갔었어야

했다는 후회감이 밀려들었습니다.

그랬다면 그가 알지도 못하는 민초 하나의 그런 악의섞인 비난을 맞았다면

한번쯤 더 생각해보고 조금 더 있다가 뛰어내리지 않았을까하는 후회입니다.


그의 치적을 대보라한다면 나는 자신이 없습니다.

그의 실책을 대보라 한다면 나는 할말이 많습니다.

살면서 어떤 '것'들이 그와 같은 자리에 머물렀는지 기억하기도 싫지만 

그 만큼 나를 어렵고 당황스럽게 만든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에게는 나를 곤혹스럽게 해도 힘들게 해도 내가 아닌 내 자식들을 위한 내가 바라는

국가를 만들 저력이 있고 그때문에 힘들어도 어려워도 버티게 만드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믿은 만큼 더 실망했고 실망한 만큼 미워지기도 했지만.....

그 앞에 어떤 형용사를 붙히든 "영웅", "대장"이라는 칭호는 거두기 싫었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의지로 내려다보기도 아찔한 그곳을 내려왔습니다.

마치.... 갑자기 너무 급히 올라온 계단을 자신의 그릇에 맞춰 내려가려는 듯....말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해서 자신이 서야 할 자리를 되찾으면 다시 시작하겠다는 순진한 요행심처럼 말입니다.


아마도 그가 잃어버린 그의 자존심은 당대, 아니 십년후 두세번 그가 앉았던 자리에

'것'이 아닌 사람이 다시 앉더라도 되찾기 불가능했을겁니다.

그것이 그를 절망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그를 팔건, 정말 그를 위하건 그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애쓰는 주변 사람들이 겪어야 할

고통과 힘듦을 그려볼 때 차라리 예전 그가 가장 의욕적이던 시절로  돌아가는 바램이 섞인

"내려가기"의 요행수 담긴 결심을 했는지 모릅니다.

-요행수, 그에게 쓰기에는 폄하시키는 단어겠지만... -


2009년 5월 23일-

이날은 우리 모두가 부끄러워 해야 하는 날입니다.

치켜세우고 온갖 바람을 안겨 무대위에 올려놓았다가 5년 내내 빈축과 반대로 시달리게 하고

그가 낙향해 평온한 삶을 사는 것마져 고깝게 본 속좁은 것들의 장단에 춤을 춘 우리는

우리 자신을 부끄러워 해야 합니다.


입가를 치켜올려 보기도 안쓰러운 썩은 미소를 담은 그의 입가와

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의 의미를.........

좌절해야했던, 그래서 "내려가기"를 망설이지 않았던 그의 마지막 선택을

우리는 정말 부끄러워 해야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를 그리워하면서도 그를 부정하며

또 그와 같은 "영웅"과 "대장"이 우리 앞에 나서주기를 바랄 것입니다.


나의 "영웅"과 "대장"을 위한 추모는 이것으로 그의 마지막과 함께 묻을 것입니다.

그런 순진하고 어리석은 "바보"는 이제 내 생애 두번 다시 만나기 어려운 존재이니까...

그리고 그 부끄러움을 다른 이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내가 너무 추접하고 더러우니까...말입니다.


수치가 뭔지도 모르는 자,

세형이가.

 
이미지 이미지 울고 싶어라 - 사랑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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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12772408&q=%BF%EF%B0%ED%BD%CD%BE%EE%B6%F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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