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나온 7급 공무원 앞에 3급 출신 인증기관 임원"
2017.08.21, 동아일보
[살충제 계란 파문]생산-인증-유통 ‘내부자’들의 고백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반품된 계란 수백 판이 경기 지역의 한 계란집하장(GP센터) 내
대형 화물차에 실려 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살충제 계란 사태의 뒤에는 양계농장과 친환경 인증기관, 계란 유통업체를 잇는 ‘침묵의 고리’가 있었다.
○ “양계농장에 살충제는 필수품”

“이약을 뿌려야 닭이 살아요. 아무리 친환경이지만 닭부터 살려야 되잖아요.”
A 씨도 처음에는 친환경 살충제를 썼다. 하지만 매번 ‘놈’들은 내성을 키워 돌아왔다.
A 씨는 살상력이 강한 살충제를 찾았다.
“셀수록 비싸서 요즘은 한 번 칠 때마다 수백만 원이 듭니다.”
계사 안의 닭을 밖으로 모두 빼낸 뒤 살충제를 뿌리라는 건 지킬 수 없는 매뉴얼이었다.
그는 “계란을 전부 꺼낸 뒤 모이통 뒤쪽 바닥에 뿌리는 게 그나마 최선”이라고 했다.
이번 정부 조사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들 사이에선 “재수 없게 걸렸다”는 정서도 있다고 한다.
A 씨는 “진드기가 많은 여름에 대비해 통상 5∼7월에 약을 친다. 살포 후 3주가 지나면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다”며 “애꿎게 7, 8월에 뿌린 농가들이 주로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걸리지 않으려 조심할 뿐 이약을 계속 칠 것”이라며
“약품업자들이 ‘확실하게 죽여준다’는 살충제를 가져오면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3급 ‘농피아’ 앞에 7급 공무원 꼼짝 못 해”
B 씨는 한 친환경 농산물 인증기관의 심사관이다.
이 회사에는 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 출신 직원이 3, 4명 있다.
농관원은 민간 인증기관들이 규정대로 친환경 인증을 발급하고 관리하는지 감독하는 기관이다.
그는 “회사에 ‘농피아(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마피아)’들이 있어 든든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농관원 출신 ‘농피아’들은 인증 심사를 주로 맡는다. B 씨는 “농관원에서 감사를 나오지만
까다롭게 구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번은 7급 공무원이 감사를 나왔는데
3급 출신인 우리 회사 간부가 마중 나가니 고분고분하게 다 넘어가더라”라고 덧붙였다.
인증기관의 농가 눈치 보기는 일상이다.
인증기관은 1년에 한 번 인증 심사를 해주는 대가로 30만∼70만 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 수수료가 수입의 거의 전부다. B 씨는 “농가 하나하나가 우리의 밥줄”이라며
“규정대로 하면 10곳 중 9곳은 인증 취소 대상”이라고 말했다.
○ “살충제 계란 걸러낼 시스템 없어”
“살충제 많이 쓰는 건 알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없죠.”
경기도의 한 계란집하장(GP센터)의 간부 C 씨가 덤덤하게 말했다.
그가 일하는 GP(Grading & Packing)센터는 산지에서 받은 계란을 세척하고
항생제와 살모넬라균 검출 여부를 검사하지만 살충제 검사는 하지 않는다.
그는 “농가가 주는 대로 받아 유통시킬 뿐”이라며
“살충제 계란을 선별할 수 있는 설비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전국의 GP센터 50곳이 계란 유통 물량의 42%를 처리한다. 정부 관리도 꼼꼼한 편이다.
나머지 유통을 맡고 있는 중소 도매상은 1860곳이 난립해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
C 씨는 “일부 도매상은 유통기한을 조작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유통업체들에도 양계농장은 ‘갑’이다.
다른 농산물과 달리 농장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판로가 많기 때문이다.
C 씨는 “얼마 전 마트에 납품했던 계란에서 항생제가 나와 전량 반품하면서 손해가 컸는데
농장주에게 항의는커녕 ‘항생제 쓰면 (걸리지 않게) 출하를 조금만 연기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김동혁 hack@donga.com·구특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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