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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여름시 모음


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여름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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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여름/ 김종길

 

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 소리

매미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보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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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최영철

 

쌈 싸 먹고 싶다

푸른색을 어쩌지 못해 발치에 흘리고 있는

잎사귀 뜯어


구름 모서리에 툭툭 털고

밥 한 숟갈

촘촘한 햇살에 비벼


씀바귀 얹고

땀방울 맺힌 나무 아래

,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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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새벽에/박재삼

 

二十五坪 게딱지 집 안에서

三十 몇 度의 한더위를

이것들은 어떻게 지냈는가

 

내 새끼야, 내 새끼야

지금은 새벽 여섯 시

곤하게 떨어져

그 수다와 웃음을 어디 감추고

 

너희는 내게 자유로운

몇 그루 나무다

몇 덩이 바위다

 

 이미지

 

그해 여름 - 아버지

 

대지가 뒤끓는 대낮

대청마루 뒤안길은

여름 바람이 몰래 지나가는 길

 

뒷문 열어 제치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솔솔이 바람

 

반질반질한 대청마루 바닥에

목침을 베고 누워

딴청을 부리시던 아버지

 

매미소리 감상하며

소르르 여름을 즐기시던 우리 아버지

 

(김용수·시인, 전남 완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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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밤

 

들깻잎에 초승달을 싸서

어머님께 드린다

 

어머니는 맛있다고 자꾸 잡수신다

 

내일 밤엔

상추잎에 별을 싸서 드려야지

 

(정호승·시인,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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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여름밤

   

모낸 논다랑치

불꺼진 외딴 집,


쑥불 타는 마당 한켠에

누런 황소 한 마리 누워


어둠 씹어 먹고

편히 쉬는 밤

 

접동새만

검고 깊은 뒷산에서


밤을 지새기 외로워

처량한 울음으로

고향 여름밤을 지키고 있다.

 

(강대실·시인,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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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풍경  

 

날이 덥다

보이지 않는 새들이 나무 위에서 지저귄다

 

새들의 울음소리에 나뭇잎들이 시든다

더운 날 나무에게는 잦은 새 소리가

불안처럼 느껴진다

 

익어가는 토마토마다 빨갛게 독기가 차 오르고

철길을 기어가는 전철의 터진 내장에서

질질질 질긴 기름이 떨어진다

 

약속에 늦은 한낮이

헐레벌떡 달려온 아파트 화단엔

기다리는 풀벌레도 없다

 

아이의 손에 들린 풍선이 터진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고무 타는 냄새가 난다

 

(김재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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