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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친구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이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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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얼마 전 지난 9월 12일에 결혼한 저희들의 차남 건형이는 아픈 손가락 중의 하나였습니다. 신의 은혜로 건강하고 튼튼하고 길쭉하게 키도 크게 기쁨으로 태어나서, 어릴 때는 너무나도 예쁘고 사랑스럽고 귀엽게 놀다가, 중학생 시절부터는 심하게 사춘기 증후군을 앓으며 친구들 만나러 다니기에 바쁜 아이였었습니다. 학교에도 열심히 출석하고, 학원에도 꼬박꼬박 다니는 학생이었으나 마음은 늘 친구들과 함께 놀 콩밭에 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와는 사뭇 다르더라구요.....

 학교나 교회에서나 항상 선생님들의 걱정꺼리였었고, 가정에서는 항상 함께 모이는 교우들의 기도의 단골 메뉴였었으며, 교회에서도 늘 구하는 기도의 제목이었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이나 가까운 친구들에게조차 차마 말하기 어려운 그런 갈등을 부모에게 제공하는 아픈 손가락 같은 아이였었습니다.

 당시에 지금은 비록 어려서 제 멋대로 행동하며 부모의 잔소리를 듣고 살지만, 궁극적으로 자기 인생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어른스러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으며, 항상 먼저 솔선수범하여 힘든 일에, 봉사하는 일에 앞장 서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했으며, 믿음의 배우자를 만나 신실한 가정을 이룰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를 드렸었습니다.

 이런 저럼 힘들고 어려운 갈등의 과정을 거쳐 결혼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 참으로 꿈만 같습니다. 다른 많은 이웃과 친구들의 자녀와 비교하여 볼 때 부족한 것이 많아서 결혼 시장에 자신 있게 내 놓지 못한 건형이가 어렵게나마 학업과 취업과 연애 과정을 거쳐 결혼을 결심하게 되다니....가진 것 아무 것도 없고, 준비도 전혀 해 놓은 것이 없는 아이의 결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들은 부모의 무거운 마음을 그는 얼마나 예감하고 말하는 것었을까? 하지만 결코 순조롭게 이루어지기 어려운 준비과정의 숙제를 묵묵히 풀어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보이지 않는 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함께 축하해 주시고 도와 주신 모든 이웃에 눈물 나게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한편, 아직 소망하던 많은 것 중 어느 것 하나도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건형이 부부가 외형적으로는 독립의 시작 단계를 밟았으나, 둘 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자기들 인생을 책임지기에는 턱없이 미약한 상황에 있으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직장생활에 이웃을 위한 봉사에 아직 눈 돌릴 겨를이 없으며, 아직은 본격적인 신앙생활의 길로도 들어 서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도 무릎 끓어야 하는 부모로서의 삶을 기꺼이 받아 들이고자 합니다.

 여러 친구들과 이웃에 건형이의 결혼식을 알리며 무척 망설이고, 죄송하고, 민망하였으나 어른들의 관심과 축복이 합해져 혹여 그들의 인생에 밝은 빛이 되어, 앞으로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는 길에 큰 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실천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저희들로 인해 혹시 불편해 했을지도 모르는 친구들께 사과 드리며, 저희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해 주시지는 않았으나 조용히 뒤에서 축복해 주신 많은 친구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먼 곳까지 직접 와 주신 분들께 더욱 감사드립니다. 또한 바쁜 일정에 식사도 못하고 가신 분들께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 분 한 분마다 직접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지 못한 점에 한 번 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이렇게 걱정을 끼쳐 드린 탓에 앞으로도 우리 건형이 부부를 위해 관심을 가져 주실 많은 분들께 미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들도 그들을 위해, 그들의 가정을 위해,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실 많은 어른들을 위해 감사하고 축복하며 살아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 번 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5. 9. 28

신랑 건형이의 부모   이상진, 이은영 부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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