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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홍림 단국대 공공인재대학장 중앙일보 시론 (전영옥)

[시론] 국책사업 새 해결 모델 제시한 울진군 원전

[중앙일보] 입력 2014.12.12 00:08 / 수정 2014.12.12 00:43
 
 
이미지유홍림
단국대 공공인재대학장
1996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미국 라이스대학의 리처드 스몰리(Richard Errett Smalley) 교수는 향후 50년 동안 인류가 직면할 열 가지 문제를 에너지, 물, 음식, 환경, 빈곤, 테러리즘과 전쟁, 질병, 교육, 민주주의, 인구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 가운데 에너지와 환경은 어느 한쪽을 강화하게 되면 다른 쪽은 악화될 수밖에 없는 대립적 관계에 놓여 있다.

 이러한 관계를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입해 보면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열악하기 짝이 없는 에너지 자원 환경과 날로 가중되고 있는 국제적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환경규제로 인해 우리는 이상적인 에너지 정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 1월 제2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2035년까지 전체 전력 중 29%를 원전에서 충족하도록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에는 전력 수급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동시에 달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장기적인 정책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한다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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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원자력발전소는 바닷물을 냉각수로 쓰는 특성으로 인해 바다를 낀 동해와 서해에 집중 건설될 수밖에 없다.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개시한 고리 1호기 이후로 현재까지 23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5기가 건설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운영 중인 6기 및 건설 중인 2기가 바로 경상북도 울진군에 위치해 있다.

 울진군의 경우 한울 1호기가 실제 가동을 시작했던 88년 9월 이후 지금까지 무려 26년여 동안 원전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이 지역의 님비(NIMBY)현상 등으로 인해 난항을 겪는 모습들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대표적 기피시설인 원전을 운영하는 데 지역주민과의 큰 마찰과 갈등이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울진군 주민들의 원전 수용성이 전국 어느 지역보다 높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듯 원전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도를 가진 울진 주민과 정부, 그리고 공공기관(한국수력원자력)이라는 세 주체가 대승적 견지에서 상호 협조한 결과 울진군 8개 대안사업 협상이 타결되었다고 여겨진다.

 이번 협상 타결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국내 원전 예정지에서 원전 건설 주민 반대 투표 실시 등 사회적 갈등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결과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한다면 정부는 원전과 같은 국가 차원의 주요 시설을 유치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원칙을 지켰다. 주민은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대화와 양보를 통해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스스로 마련했다. 그리고 한수원은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영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노력해 주민들로 하여금 원전에 대한 거부감을 불식시켜 나갔다는 점이 지역 지원금 2800억원이라는 큰 성과를 도출해냈을 것이다.

 그러므로 향후의 국책사업은 이런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역주민의 재산 보호와 삶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장기 계획을 미리 세우고 주민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정책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주민들은 현실을 무시한 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지역에 대한 실질적 도움을 위해 대화와 타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국책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공공기관은 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늘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처럼 국책사업에 관련된 주체들은 마치 현악 3중주처럼 좋은 소리를 내는 악기들이 제각기 튀지 않고 한데 모여 하모니를 내는 것처럼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이번 울진 협상은 국책사업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지역사회와 이에 상응하는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 지역의 이해와 입장을 반영하려는 한수원의 꾸준한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다. 무엇보다 국가를 위해 지역의 양보를 감수하고 지역의 실질적 발전을 택한 주민들의 시민정신이 빛을 발했다.

 울진군과 한수원은 남은 과제를 시급히 해결해 모처럼 이뤄진 대타협이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울진군은 한수원이 추진하는 원전 건설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한수원 역시 타협 과정에서 제시한 의료와 복지, 교육시설 현대화, 태양광발전에 의한 소득 증대 등의 혜택이 지역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패러다임의 맞춤형 사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신한울 원전 건설이 대타협에서 원전 건설 수행,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성공적인 원전 프로젝트 모델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유홍림 단국대 공공인재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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