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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학원 단상.. (이해일)
내가 학원을 운영한 경력은 대략 20년 쯤 되었다. 처음 가양동에 오픈했는데 알고보니 그 동네가 임대주택 밀집 지역이라 생활 수준이 너무 낮아 고전하다가 한 어머니가 목동으로 이사를 가더니 한자 열풍이 장난 아니라고 해서 우리도 학원을 옮겼는데 대박이 되었다. 권리금 없는 곳을 찾다보니 한의원 하던 자리를 얻게 되었는데 5년 동안 한약 냄새가 안 빠져 혼났다. 근데 그 인근에 성업 중인 한문 학원이 4-5군데가 있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완전 호랑이 굴 아닌가.. 죽기 아니면 살기로 내 특유의 방식으로 지도하면서 학습 성과가 눈에 띄게 드러나더니 소문이 나면서 회원이 금세 늘어나기 시작한다. 하루는 교육청에서 예고없이 3명이 나오더니 실사를 하는 게 아닌가. 그 사유를 물으니 인근 학원에서 우리 학원을 고발했다는 것이다. 자기네 아이들이 전부 내 학원으로 옮겨가니 허가를 받고 합법적으로 하고 있는지 조사해 달라고 했단다. 나야 뭐.. 정직한 사람 아닌가. 아무리 털어봐야 나올 먼지조차 없다. 1년 쯤 지나니 주변 한문 학원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우리 학원 원생이 80명이 되어 강의실이 터질 지경이다. 지금 학원비가 15만원 정도 되니 혼자서 하는 학원치고는 수입이 적지 않음을 알 수가 있다. 워낙 바쁘니 마눌이 매일 나와서 도와주고 그래도 처리가 안되니 알바생도 고용하고.. 정신 없는 하루하루였다. 그래서 목동 1단지 쪽에 학원을 하나 더 내고 양쪽을 오가면서 수업을 했는데 이게 큰 잘못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학원가에서 도는 정석 중 하나가.. - 학원 2개 개업은 자살행위다. 이래서 3개월만에 1단지 학원을 접게 되었다. 학원의 특징은 - 현금 장사 - 재고 없음 - 종업원 없어 인건비 없음 - 시설비 없음. - 학부모의 존경 아이의 소중한 교육을 맡기면서 선생을 무시하는 학부모란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내 적성에 딱 맞는다. 15년 동안 하면서 풍족한 가정을 이끌었는데 매일 같은 생활이 반복되니 권태기가 오고 말았다. 권태기가 오면 선생이 무기력해지고 아이들도 따라서 활력이 떨어지고 이 것을 어머니가 기가 막히게 알아채고 원생이 줄어든다. 그래서 환경의 변화를 꾀하고자 목동 학원을 정리하고 여의도로 이전 개업하게 되었는데 그때 마침 호주에 있는 사촌 동생과 연계되어 워킹 홀리데이 학생의 호주 취업을 알선하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이게 학원보다 무지 재밌다보니 학원을 제치고 그쪽으로 몰빵하게 되었다. 당시 월 8-12명을 호주로 보내면서 수수료는 일인당 대략 100만원을 받으니 우선 단가 높아서 좋고 학원에 붙어있지않아도 여행하면서 스맛폰이나 피씨방에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게 대단한 매력이다. 그래서 당시 전국 방방곡곡 여행 다니면서 기행문을 수도없이 썼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호주 사업을 3년 동안 하다보니 기복이 심하다는 것을 알았다. 한 달에 15명을 보낸 때도 있지만 한 명도 못 보낼 때도 있다보니 가정 경제가 무척 불안정해지면서 생전 없던 빚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호주가 메인이 되고 학원이 서브가 되는 구조을 탈피하여 학원이 메인이 되고 호주가 서브가 되는 구조로 전화하기로 결정하고 이번에 학원을 당산동 쪽으로 이전하게 되었고 과거 80명의 영광을 재현해 보려고 심기일전 중이다. 난 한 번 결정하면 바로 행동에 옮기는 스딸이다. 속전속결.. 이번에 옮긴 건물에 놀랍게도 학원이 50여개가 밀집되어 있다. 완전 학원 타운으로 술집을 전혀 없고 독서실 등 공부한 분위기가 안정되게 정착되어 있어 기대가 크다. 젊고 싱싱한 선생 틈에 환갑 노인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과목이 [한문]이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정퇴한 친구들이 나를 부러워한다. - 매일 나갈 곳이 있는 네가 부럽다. - 벽에 똥칠할 때까지 해라.. 여하튼 새로운 도전은 나를 긴장하게 만든다. 하루하루 어떤 일이 일어날까.. 어떤 학부모가 상담해 올까.. 어떤 말썽꾸러기가 들어올까.. 학원 특성 상, 오후 2시부터 저녁 10시까지 8시간 근무다. 이렇게 되다보니 12월에 집중된 그 많은 망년회를 빠지게 되었는데 덕분에 간휴일도 갖게되고 일석삼조 아닌가. -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내가 참 좋아하는 글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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