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저분한 이야기 좀 써야겠다.
어릴 적에 인천 송도 유원지에 갔었는데 물이 얼마나 더러운지
나무 젓가락, 빵 봉지, 수박 껍데기까지는 이해를 하는데
똥이 둥둥 떠다니는 것이 다반사이다.
똥보다 더 질이 나쁜 놈은 흔적도 안 남는 설사를 싸는 놈이다.
만(灣)처럼 움푹 들어간 곳이라 이런 오물들이 바다 쪽으로 흐르지 않고
같은 곳에서 맴돌면서 떠다니기 때문에 한참 놀다보면 아까 그 똥을 또 만난다.
돈을 내고 들어간 곳이 이 지경이니..
한 여름 해운대에서 오줌 한 번 갈기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100만 인파가 모여 그 중 10프로인 10만 명만 싸대도 바닷물은 미적지근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멀리 나가면 물이 차가운데 육지 쪽은 미지근하다.
수영하다가 코에 들어간 물을 콧물과 함께 팽! 풀어서
물 속으로 팽개치는 놈이 있는가하면
가래를 캬악 퉤.. 하고 뱉는 놈도 있다.
수영을 하다가 한 바가지의 물을 훅 들이켜 목을 타고 넘어가는 경험은 다 있을 것이다.
여러분은 오물을 마신 것이다.
바다 한 가운데서 15-30초 동안 가만히 서 있다가
부르르 몸을 떠는 놈 근처에는 가급적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나부터도 뜨거운 모래밭을 가로질러 질퍽한 화장실로 간 기억이 없으니
아마도 100만 인파가 대부부 그러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부르르가 특히 우리 또래의 여성들에게 빈번한 것은
요실금, 소태에 있어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운대로 가더라도 호텔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인데
수영장은 소독제로 인해 인체에 대단히 좋지 않단다.
강은 그래도 나은 것은 흘러가기 때문이다.
흐르나마나 상류에서 더렵혀진 물이 흘러오니 결국은 같은데
그래서 이왕이면 상류에서 노는 것이 가장 좋다.
이런 이유로 나는 바다보다는 강을, 강보다는 계곡을 선호한다.
계곡도 조금 높이 올라갈수록 청정해지고 그 물을 먹어도 된다.
명지산의 계곡물은 기가 막혀서 발을 1분도 못 담근다.
골이 그만큼 깊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방학 때마다 반드시 강이고 바다고 한 번은 갔다 오도록 하여
사진과 함께 추억을 저장하도록 해주셨는데 아버지가 바쁠실 때는
집 욕실 입구에 [대천 해수욕장]이라고 큼지막하게 써 붙이고는
한 여름을 욕실에서 지낸 적도 있다.
이러고 보니 지금껏 보낸 피서 중에서 욕실이 가장 깨끗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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