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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통령배 관전기 (김홍수)

어제 어린이날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갔다. 올해 80세이신 어머니께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시고 입원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지난 화요일인 4월 27일 수술을 하시고 2주일 예정으로 입원하고 계신데 수술은 잘되었고 현재 재활치료 및 수술 부위 처치 중이시다.

 

서울에는 82세 되신 아버지와 어머니 두분만 살고 계신데 주변에 여동생 2명이 살고 있어 여동생들은 자주 찾아뵙지만 나는 3달에 2번 정도나 찾아뵙는 정도이고, 가끔 전화 정도 드리고 있다. 어머니께서 입원하시니 아버지의 식사 준비가 문제가 되었다. 여동생들은 모두 직장에 다니고 있어 전업주부인 아내가 4월 24일부터 서울에 머물고 있다.

 

아버지, 아내와 어머니께서 입원하신 병원 (부천시 역곡동 소재 연세사랑병원)에 가기 전 아버지께 야구 구경을 하시겠느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가시겠다고 하셨다. 아버지께서는 원래 젊은 시절부터 야구에 해박한 분이셨다. 내가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닐 때 단파라디오를 들으시며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동하던 장훈, 백인천, 나가시마, 왕정치 등의 활약상을 내게 들려주시곤 하셨다. 요새도 일본 NHK BS 채널을 통해서 일본 프로야구와 미국 프로야구를 즐겨 보신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고교야구에도 정통하셔서 나와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12시 20분 신정동 집을 출발하여 목동야구장에 도착하니, 운동장 주변의 무료주차장은 이미 만원이라 바로 옆에 있는 공용주차장에 주차를 시켰다. 천천히 걸어 야구장에 도착하여 매표소에서 윤자천을 만났다. 예산보다 긴 시간인 30분 정도 기다려 표를 샀는데 65세 이상 노인은 무료라고 한다. 아마도 목동야구장이 넥센 히어로스의 홈구장인 듯 한데 본부석에 있는 지정석은 3만 5천원이나 하는 것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대통령배 고교야구는 아마추어 경기라 7천원에 표를 샀다.

 

67회가 모여 있는 본부석으로 갔더니 상진이가 아버지와 내가 않은 자리를 마련해 놓아 편히 앉아서 볼 수 있었다. 중간중간 음료수와 간식도 줘서 맛있게 먹었다. 아버지는 원래 소식을 하시기 때문에 상진이가 준 순대와 오리훈제는 잡숫질 않으셨다.


1회말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연습하는 것만 봐도 덕수 내야진의 수비가 약간 엉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1회말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2회초에 휘문 5번 타자가 3루 땅볼을 쳤는데 3루수가 악송구를 하여 공이 뒤로 빠졌는데, 2루로 뛰다 아웃되었다.

 

3회말에 몰넷, 번트, 안타로 덕수가 1점 선취. 4회초에 볼넷, 투수 폭투, 유격수 땅볼로 휘문 1점 만회. 4회말에 볼넷, 번트, 도루, 2루타로 덕수 1점 달아남. 5회초 몰넷, 번트, 볼넷, 안타로 휘문 다시 1점 만회. 5회말 2사후에 안타와 3루타, 중계미스로 덕수 2점 달아남. 6회초 안타, 3루 실책, 스퀴즈로 휘문 1점 따라감. 9회초 안타, 땅볼, 실책으로 다시 동점.

 

덕수가 항상 앞서갔지만 어쩐지 우리가 이길 것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보게된 경기였다. 그만큼 휘문의 수비는 탄탄했고, 특히 투수력은 막강해 보였다.

 

어제 경기중 가장 극적인 장면은 9회말에 나왔다. 1사 후 3루 실책, 1루 실책, 볼넷으로 1사 만루가 되었을 때 덕수가 스퀴즈를 했는데 이 공이 하늘로 떠서, 1루 파울플라이가 되고, 3루 주자 마저 아웃되어 공수가 교대되었다. 연장에 들어가서는 이미 휘문의 페이스대로 경기 흐름이 이어졌고, 13회초에 내야 안타, 번트, 3루 간습안타로 결승점을 뽑고, 다시 우중간 2루타로 한점을 더 뽑았다.

 

한참을 구경하시던 아버지는 우리가 일어나서 응원하는데 앉아계시는 것이 불편하셨는지 흡연구역에 가서 담배를 태우시고는 3루쪽 가장자리에 빈자리에 앉아 끝까지 관전하셨다. 다행히 야구장에는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더위를 많이 타시는 아버지께서 편하게 관전하실 수 있었다.

 

우승이 확정되고 나서 67회 동기들과 기쁨을 오래 나누고 싶었으나, 아버지께서 너무 오랫동안 나와계셨고, 조금 무리가 되신 것 같아 서둘러 귀가 했다. 1시간에 1200원인 공용주차장이었지만 야구를 얼마나 오래했는지 5600원의 주차요금을 계산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아버지 모시고 야구장에 또 가고 싶다.

아버지께 자리를 제공해주고 간식을 챙겨준 상진이, 응구 등 친구들에게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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