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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토)
아침을 콘도에서 대충 해결하고 느긋하게 채비를 갖추고 택시를 불러 산행 들머리에 도착하니 벌써 여러 팀이 준비운동 겸 해 몸을 풀고 있다. 여느 산행지에 비해 아무 건물도 없는 한산한 장소다. 마음속으로 친한 동무들 옆에 있지 날씨도 포근하지 하여 일기도 그야말로 받쳐 주네 하며 자켓을 벗어 배낭을 집어넣고 행군 복장으로 재정비하고 친구들은 먼저 출발하라하고 길가 후미진 곳에서 오줌 한번 두루 두루 갈기고 담배한대 코가 노래지도록 빡 시게 빨고 시계를 보니 9시다.
가볍고 흥겨운 마음으로 룰루 랄라 진행을 하는 데 처음 만나는 곳이 충혼묘역인가 뭔가 하는 공동묘지인데 계절상 잔디가 약간 누렇게 변해 있지만 단정하고 깔끔하게 정비된 모습과 주변 풍광이 어우러져 천국 같은 분위기다.
묘역을 지나며 산행을 시작하려니 불교의 윤회사상으로 보면 죽음은 삶의 또 다른 형태가 아니겠는가 하는 다소 내 수준 보다 높은 생각도 떠오른다. 내가 항상 책상 한 켠에 두고 반복해서 그리고 살면서 의문이 생기는 점만 있으면 이런 상황은 주역은 뭐라고 얘기하고 있나 하고 찾아보는 내게는 삶의 지도서와 같은 주역에서는 인간도 우주 삼라만상의 일부로서 생성과 소멸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사라지고 반복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로 인간의 경우도 이 범주 내에서는 미물이나 별로 다를 게 뭐 있겠냐 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것 같은 느낌으로 묘역을 지나친다.
친구들한테 따라 붙어 돈내코가 무슨 뜻이지 하니 상희가 뭐라고 알려 주는데 기억이 안 난다. 참 기특하네. 내가 산에 가자면 인터넷 한번 안보고 와서 그냥 내 뒤만 쫒아 오다가 내가 길을 잃고 헤메면 리더란 놈이 공부도 안하고 와서 자기들 고생시킨다고 투덜거리기만 하는 놈이 요번에는 공부 좀 하고 온 모양이다.
돌아와서 인터넷 상으로 코스 안내 설명서를 보니 "옛적부터 골짜기가 깊고 숲이 울창해서 야생 멧돼지가 많이 출몰해 이곳을 '돗드르'라 했는데. '돗'은 돼지, '드르'는 들판을 가리키는 제주 말이고 '코'는 하천 입구를 일컫는데. 결국 돈내코는 멧돼지들이 물을 마시는 하천의 입구라는 뜻이라네."
‘돈내코’ 참 정겨운 지명이다.
“영실 코스는 조선시대 목사들이 한라산 등로로 삼던 길이고 어리목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 군사기지로, 제주 4.3사태 때는 군경에 맞선 민간인들이 훈련하던 곳이라네. 시리우스 별은 수성 혹은 남극노인성이라고 부르는데 지구에서 가까운 별인데도 보기 쉽지 않은 별로서 그 별을 볼 수 있는 코스가 지금 휴식년제로 묶인 남성대 코스라네. 관음사와 돈내코 코스는 제주시나 서귀포시로 가장 빨리 내려설 수 있어 주로 하산로 로 이용했다." 라는 설명이다. "성판악은 1994년 남벽 통제 이후 동릉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등로로 개방되면서 인기 코스로 부상되었다"며 "제주 올레와 더불어 한라산 머리띠 길도 개척 중" 이란다. 머리띠 길은 4~5부 능선 허리를 따라 3박4일간 한라산을 빙 도는 산길이란다. 앞으로 한라산을 두루 살필 수 있는 길이 열리면 다 가봐야지. 참 기대가 된다.
묘역지역을 지나고 약간 평이한 길을 오르면서 뒤를 돌아 다 보니 일기가 청명하지는 못해 서귀포 시내는 보이는데 앞바다는 희미하고 뿌옇게 조망이 안 된다. 화산석이 곱게 깔린 길에 빨려 들어가니 나무가 울창하고 길은 마치 산책길 같이 잘 나있다. 이곳은 국내에서 난대림 지역으로 나무 잎이 굵고 크다.
새로운 느낌의 환경에 폐부까지 시원하게 느끼게 해주는 쾌적한 공기가 오늘 정말 오길 잘했다 생각이 든다. 나는 산행 시 처음에는 뒤 쳐져서 걷기를 좋아하는 편이고 신체 리듬 상으로도 술 담배독이 어느 정도 빠질 때 까지는 동행들보다 페이스가 늦은 편이다. 다른 사람이 보면 완전초보로 생각하는데 산행 후 약 3~4시간 지나면 산행에 적합한 몸 상태가 되는 모양이다. 조금 진행하니 어제 먹은 술기운이 몸에서 빠져 나가는지 육수가 제법 흐른다.
삼나무 숲길이 이어지고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서어나무도 보이고 이름 모를 수종들이 무질서 한 듯 한 가운데 질서가 있는 듯 한 나무 군락이 등로 주변에 기분 좋게 이어져 있으며 한 시간 이상을 오르니 해발 700m를 알리는 표석을 지나면서 산길이 조금 가팔라 지더니 조금 지나니 팻말에 “밀림지대”라고 쒸여 있는데 계절상으로 밀림은 아닌 것 같고 여름철에 오면 등로 주변에 나무가 빽빽하여 산림욕장 같은 느낌을 줄 것 같다.
여기서 한 한 시간 가량 또 부지런히 오르니 해발1100m 지점에 ‘살채기도’ (돈내코 4km, 남벽분기점 3km)' 라는 표식탑으로 만든 장소명이 나오는데 제주말로 ‘살채기’는 사립문이고 ‘도’는 입구란 뜻으로 옛날 한라산 일원이 방목장으로 이용될 때 소와 말을 통제하던 곳이란다. 여기서 한 10분을 쉬며 간식도 먹고 에너지를 충전한다. 일행을 먼저 보내고 나서 조심해 가며 니코틴을 충분히 들이키니 산삼 보약이 따로 없다.
이곳서 부터는 나무계단으로 조성되어 있고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니 눈이 얼어 빙판길이 나타나며 앞선 사람들이 아이젠으로 무장하고 있으나 나는 금번에 새로 개비한 래키 카본 스틱으로 찍으며 오르니 든든하고 한결 수월하다. 음 그래 이거 돈 좀 들였더니 돈 값어치 하는구만. 가벼운 스틱이 손목에 착 감기며 느낌이 무지 좋다.
그전에 가지고 다닌 던 래키 스틱을 작년 봄 직원 체육행사 산행 후 뒤풀이를 과하게 하고 택시에다 놓고 내렸는데 한 5년 몸에 익은 물건을 잊어버린 후에 아쉬움이 컸는데 회사 똘만이들이 내가 등산용 스틱 잃어 버렸다고 그냥 해프닝 정도로 흘린 말인데 며칠 후 콜롬비아 스틱을 사다 안긴다. 참 어린 부하들한테 이런 거 받자니 내 스타일과는 택도 안 맞는것 같은데 쨔샤들이 이미 사가지고 와서 선물이라는데 안 받자니 성의를 무시하는 것 같기도 하여 앞으로 부하직원들이 상사에게 선물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라고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라고 단단히 주의를 주고 마음으로 받았다. 헌데 혼자 하는 얘기로 쟈샤 들 이왕에 사다 안기려면 래키를 사 와야지. 스틱이면 다 스틱인 줄 알고 물어보지도 안고 사와가지고. 한조에 한 30만원하니 내가 무슨 산악인이라고 하며 그냥 이걸로 정을 붙이고자 했으나 래키의 손맛에 길든 내 손 모가지가 영 받아 주질 안는다. 한마디로 영 아니 올씨다 하며 항상 새로운 래키를 구입하려 했는데 금번이 기회다 싶어 구입했는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조릿대 밭이 군락을 이룬 지역을 지나고 해발 1,350m 표식에 당도하니 적송지구라고 되어 있는데 소나무가 간간이 몇 그루 밖에 안 보이는 데 무슨 적송지구인지 의문이다. 산행 시작 후 한 3시간 지나니 상희와 아들 경민이는 배가 고파 산행이 힘들다고 하며 얼마나 전진해야 라면 끓여 먹을 수 있냐는 데 좀 휴식을 취하며 임시 땜방용으로 먹지는 안지만 배낭 깊숙이 비상 행동식으로 항상 넣고 다니는 초코렛과 양갱을 주니 잘 먹는다.
조금 더 지나 오르니 ‘평궤 대피소’ 다.
지금까지 잘 조망되지 않던 서귀포시와 바다방향이 한눈에 들어오는 데 마을은 보이는 데 바다는 약간의 운무로 희미하다. 날씨가 춥지가 안으니 많은 산객들이 땅속에 굴을 판 반 지하 형태인 대피소에는 들어가지 않고 거의가 대피소 위에서 간식을 먹고 사진을 찍고 분주하다. 이곳에서 우리도 처음으로 사진을 몇 방 박고 내가 핸폰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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