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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화 결과[사진] (이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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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2센티, 4평방센티미터의 작은 창을 내더니 20시간 넘게 몸부림 치고 있다.
사진은 그 창이 조금 커졌을 때의 모습니다.
좀 도와줄까 하다가 출산 경험이 없어 그냥 두고 퇴근 했다.

다음날은 일요일인데 아가가 여간 궁금한 게 아니라서 나왔다.
아이고 이렇게 예쁜 새끼가 태어났다.
전구 쪽은 뜨거울 텐데 자꾸 그쪽으로 간다.
아하.. 몸을 말리려는 구나.

작고 까만 눈동자가 나를 한참 쳐다본다.
나를 어미로 새대가리에 각인되고 있다.
작은 몸을 살그머니 손 안에 쥐니 꿈틀거리는 생명을 느낀다.
바닥에 신문을 깔아주고 물을 넣어주고 왔다.
내일은 뽀송뽀송하게 완전히 말려있겠지.

마침 창 앞으로 와서 동영상 찍었다.
[동영상 게시 방법 몰라서 못 올렸다.]

10알을 넣었는데 한 놈만이 질긴 생명을 갖고 태어났다.
전문가와 통화를 하고 원인을 찾아보니 결국 온도 조절의 실패이다.
37.5도에서 편차가 발생하는데
온도가 높아지면 반숙이 될까봐 36.5 - 37.5로 조절한 것이 잘못임을 알았다.
37.5-38.5도를 기준으로 했어야 했다.

한 개의 알은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계속 삐약삐약 거리며 운다.
내가 깨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전문가는 지가 못 깨고 나온 놈은 나와서 죽는다고 그냥 두란다.

전문가의 경험으로는 39도 넘어가도 이상이 없다니 완숙한 경험이 이래서 중요한 거다.
다행히 이 놈이 태어나면서 내 체면도 겨우 살았다.
다른 알을 깨보니 10알 중에서 무정란은 2개이고
몸집이 완전히 형성되었으나 온도 조절 실패로 다 죽어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속에서 울부짖는 놈을 꺼내줄 걸.. 후회가 막심하다.

소중한 생명과 함께 부화기 매커니즘에 전률한 주말이다.
오줌을 갈기고 부르르 떠는 전률과는 차원이 다르다.
봄비가 추적추적 온다.
아.. 막걸리에 빈대떡 생각이 간절하다.

풀무원 제품의 신뢰도는 거의 100프로임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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