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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며... (최영철)
🧑 정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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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1-09 23:01:50
|
👀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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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겨울이 들어차던 날
매서운 강바람을 막으려 털모자를 잔뜩 눌러쓰고 둔치로 내려갔습니다.
털모자로 덮인 귓가에서는 스쳐 지나가는 맹렬한 바람소리가 들렸고요.
아무도 보이지 않는 너른 강가의 눈 섞인 돌멩이들을 밟으며 한동안 돌아다녔습니다.
군데군데 여름에 그렇게 풍성한 잎을 자랑하던 나무들이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 추위에 떨고 있었습니다.
아니, 온갖 군더더기를 떨쳐 버리고 세상의 잡념을 훌훌 털어버리고 홀가분한 자연의 빈 모습으로 서 있었지요.
그것이 오히려 더 풍성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늘 위로 철새들이 무리지어 날고 있었습니다.
겨울 하늘빛이 가슴을 찡하게 하는군요.
고요. 사방을 둘러봐도 고요뿐이었습니다.
그 고요 사이에서 작은 소리를 발견했습니다.
강으로 흘러드는 냇가의 얼음 사이를 흐르는 물소리였습니다.
맑디맑은 물이 가장자리만 남은 얼음 사이를 졸졸 흐르고 있었습니다.
온 세상이 얼어붙은 듯한 차디찬 적막 가운데서도 생명의 숨소리는 들리고 있었지요.
꽉차가는 나이였습니다.
옛 추억에 가슴 시린 밤을 지내는 날이 점점 많아집니다.
멀리서 청량리를 떠나 경포대 겨울 바다를 향해 달리는 기차 소리가 희미하게 들립니다.
들이쉬는 강가의 공기는 차고 맑습니다.
매서운 찬 바람에 맑아진 정신이 점점 또렷해갑니다.
잊지 못할 옛 추억이 그리움이 되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밀물같이 밀려듭니다.
아름다운 추억들이었지요. 다시는 손에 쥐지 못하겠지요.
이승에서는 영영 보지 못할 이도 있을 겁니다.
겨울 찬 바람 때문에 손이 시린 게 아니었습니다.
고교 때부터 근 삼십오년을 가까이 지냈던 일곱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중 한 친구는 비행시간만 30시간이 넘는 멀고먼 나라로 아주 떠나갔고요.
한 친구는 지난여름 강가에 집을 짓자마자 처음으로 불시에 쳐들어왔었지요.
그 친구 부부와 메밀꽃 필 무렵의 장터 봉평도 갔었습니다.
돌아와 차에 두고 온 우리 집사람의 모자 때문에 했다지만,
밀려든 차들 때문에 봉평 입구에서 차를 돌렸던 것을 못내 미안해했던 전화였습니다.
그 친구가 다음 주에 오랜 동안 아파하던 간 대신 새 간을 이식받습니다.
자원입대하여 해병이 된 아들이 보고싶어 눈물짓던 친구였습니다만 그 아들이 아버지에게 장기를 기증합니다.
나라의 장한 아들이었는데 그 아버지에게도 더할 수 없는 효자였습니다.
이름 모를 무심한 철새들이 겨울 하늘 위를 떼지어 날아갑니다.
매서운 강바람을 막으려 털모자를 잔뜩 눌러쓰고 둔치로 내려갔습니다.
털모자로 덮인 귓가에서는 스쳐 지나가는 맹렬한 바람소리가 들렸고요.
아무도 보이지 않는 너른 강가의 눈 섞인 돌멩이들을 밟으며 한동안 돌아다녔습니다.
군데군데 여름에 그렇게 풍성한 잎을 자랑하던 나무들이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 추위에 떨고 있었습니다.
아니, 온갖 군더더기를 떨쳐 버리고 세상의 잡념을 훌훌 털어버리고 홀가분한 자연의 빈 모습으로 서 있었지요.
그것이 오히려 더 풍성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늘 위로 철새들이 무리지어 날고 있었습니다.
겨울 하늘빛이 가슴을 찡하게 하는군요.
고요. 사방을 둘러봐도 고요뿐이었습니다.
그 고요 사이에서 작은 소리를 발견했습니다.
강으로 흘러드는 냇가의 얼음 사이를 흐르는 물소리였습니다.
맑디맑은 물이 가장자리만 남은 얼음 사이를 졸졸 흐르고 있었습니다.
온 세상이 얼어붙은 듯한 차디찬 적막 가운데서도 생명의 숨소리는 들리고 있었지요.
꽉차가는 나이였습니다.
옛 추억에 가슴 시린 밤을 지내는 날이 점점 많아집니다.
멀리서 청량리를 떠나 경포대 겨울 바다를 향해 달리는 기차 소리가 희미하게 들립니다.
들이쉬는 강가의 공기는 차고 맑습니다.
매서운 찬 바람에 맑아진 정신이 점점 또렷해갑니다.
잊지 못할 옛 추억이 그리움이 되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밀물같이 밀려듭니다.
아름다운 추억들이었지요. 다시는 손에 쥐지 못하겠지요.
이승에서는 영영 보지 못할 이도 있을 겁니다.
겨울 찬 바람 때문에 손이 시린 게 아니었습니다.
고교 때부터 근 삼십오년을 가까이 지냈던 일곱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중 한 친구는 비행시간만 30시간이 넘는 멀고먼 나라로 아주 떠나갔고요.
한 친구는 지난여름 강가에 집을 짓자마자 처음으로 불시에 쳐들어왔었지요.
그 친구 부부와 메밀꽃 필 무렵의 장터 봉평도 갔었습니다.
돌아와 차에 두고 온 우리 집사람의 모자 때문에 했다지만,
밀려든 차들 때문에 봉평 입구에서 차를 돌렸던 것을 못내 미안해했던 전화였습니다.
그 친구가 다음 주에 오랜 동안 아파하던 간 대신 새 간을 이식받습니다.
자원입대하여 해병이 된 아들이 보고싶어 눈물짓던 친구였습니다만 그 아들이 아버지에게 장기를 기증합니다.
나라의 장한 아들이었는데 그 아버지에게도 더할 수 없는 효자였습니다.
이름 모를 무심한 철새들이 겨울 하늘 위를 떼지어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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