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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답변] 현해탄 이야기 (문형)
현해탄의 밤바다를 보고 싶어 관부페리를 탄 적이 있다.
그 옛날부터 우리 민족의 원한이 서린 전설어린 바다...
특히 일제시대 때는 수탈과 오욕의 역사로 얼룩진, 관부연락선이 오가던 한맺힌 바다를 직접 겪고 싶어 일부러 항공편을 피해 부산까지 내려가 관부페리를 탔었지...

그 큰 배가 현해탄의 밤바다를 전속력으로 가르기 시작하자 현기증과 배멀미 기운을 느껴 누워서 꼼짝 않으며 생각에 잠겼다.
일제시대 때 징병, 징용, 종군위안부 등으로 끌려가던 우리 선대들 얼마나 고생스러웠을까...
또한 선각자의 길을 걸으려 유학 길에 오르던 학생들도..
그 때의 관부연락선은 지금의 현대식 큰 배에 비하면 말할 수 없이 보잘 것 없는 배였을텐데...
달빛 아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커다란 여울을 만드는 관부페리의 꼬리는 매우 길었다.

바로 이쯤일까? 윤심덕의 "사의 찬미" 종착역이...
"다뉴브강의 잔 물결" 멜로디를 입안에 읊조리며 이제는 역사의 일부가 되어, 잊혀져 가는 일제 식민지 시대의 수난에 관한 여러 사료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기구한 삶을 사시다 일찍 돌아가신, 동경제대 출신의 우리 아부지가 오가셨던 이 한맺힌 바다의 밤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셨다.

그 며칠 후 한 온천에서 아무 생각 없이 탕 속에서 피로를 풀고 있던 난,
갑자기 놀라 바위 뒤로 몸을 숨길 수밖에 없었지...
그 유명한 말로만 듣던 혼탕이었던 것이다.

산수선인 잘 갔다 오시게! 온천 잘 골라 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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