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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흥규의 독후감 제출 요구에 대하여... (최영철)
며칠 전 흥규가 스포츠지 기자의 사진을 곁들인 모 국민배우와 모 도사의 패션쇼 관전 광경을 보내고는 다 본 후에 독후감을 제출하라고 했는데 그냥 넘어가기는 친구의 배려?에 배신을 때릴 수가 없어 몇 자 독후감을 제출하나이다.

그 내용인즉슨 중요한 부분만 가린 수십명의 늘씬한 모델들이 우리네 부엌의 도마 같은 무대 위를 거리낌 없이 이리저리 활보하는데 두 국민적 영웅들의 눈을 파파라치가 포착하여 조금 소감을 밝힌 것이다.
그는 아무런 다른 의도 없이 사심 없는 판단을 나리자면 도사보다는 배우가 시종일관 유혹에 흔들림 없는 자세를 취한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도사에도 두 종류가 있는 것 같지?
하나는 머리로 지식만을 탐구한 류와 가슴으로 터득한 류가 있다고 한다.
공자 자체도 70이 지나서야 겨우 하늘 아래서 부끄럼 없이 행동할 수가 있었다고 하지 아마!
우리의 남명 조식 선생도 평생을 산과 더불어 지내며 학문과 인격을 연마했는데,
그가 지리산의 옥류에 몸을 풀며 읊은 시의 내용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각설하고,
우리 말에 "견물생심" 이라는 말이 있다.
기독교에서는 실락원의 이유가 눈부터 시작하고 있고, 눈이 돌아간 후 마음이 돌아가고 그 다음에 사지가 돌아가는데 어떤 혈기왕성한 사람들은 오지가 돌아가기도 한다. 흐흐...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던가?
소경이 소경을 이끌면?

주제가 미천하면 닦아 놓은 지식의 한계때문에 금방 바닥이 드러나게 되고 기초 인격이 모자라면 무슨 학문을 들고파도 그 주위를 맴돌며 벗어나지 못한다는 건 웬만큼 학문을 접해 본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렸다!
그래서 인격 수양이 학문보다 먼저라는 것 아니냐?
우리와 같은 범인이면서 기인인 체하며 여기저기서 조금씩 퍼다가 바가지를 박박 긁어대는 불쌍함이란!
하지만 이런 것은 있다.
그런 아류 학자들의 지식을 접하며 평범한 사람들도 유익을 취할 수는 있거든..
자기는 자살하며 많은 사람들을 유익하게 하던 모 회장의 경우는 어떻게 다른가?
세상 모든 남자들을 흥분시키며 세기의 배우로 이름을 떨치던 마릴린 몬로는 또 어떤가?

온 세상을 다 얻는대도 자기가 망하면 무엇이 쓸데 있냐?
크게 예를 들지 않아도 국민학교 시절 국어책에서 본 몇 가지를 추슬러 본다.
금덩어리를 강물에 던져버린 형제 이야기,
추수 끝낸 후 밤에 몰래 서로의 논에 볏단을 옮기다 만난 형제 이야기,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 등등...
나는 우리의 정겨운 이런 얘기가 훨씬 좋다.

산에는 멋진 환상이 사린 듯하고,
물에도 환초를 보는 듯 온갖 수사의 셀 수 없이 많은 말들을 쏟아내나,
몇십년을 들고파도, 보고 또 보고 해도,
결국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고 돌은 돌이더라...

흥규야! 이제 학점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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