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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會者定離 (문형처사)
선봉이네 부부가 어제 점심 때 먹거리를 잔뜩 싸들고 왔다.
그 전날 운학이와 산 타다가 통화한다며 전화가 왔었다.
그래서 우리집은 잘 아다시피 북한 땅 같아 싸 갖고 와서 요리까지 해야 된다고 했더니 말대로 잔뜩 들고 들어선다.
우리집 진돌이도 같이 포식하는 날이다.
선봉이는 우리집 진돌이를 무척 좋아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데 선봉이 처가 우리집 부엌을 어떻게나 잘 다루는지 도와줄 필요가 없다.
선봉이는 자기가 밥을 제일 잘 한다며 압력 밥솥에 쌀을 붓는다.
우리집 사람은 오늘 영산아트홀에서의 연주 리허설 때문에 일찍 나갔고 나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데 별로 먹고 싶은 생각도 안 들던 차라 선봉이네의 방문이 너무도 반갑다.
선봉이 처가 부엌에서 밥을 하는 사이 선봉이와 사람 사는 얘기들을 주고받는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이번 겨울에 군대 보내 놓고 상당히 쓸쓸해 하는 것 같다.
아들이 뒤돌아서서 들어가는데 눈물이 쏟아지더라나...

마당에서 진돌이를 풀어놓고 같이 노는 것을 보면서 선봉이 왈,
"나중에 진돌이 죽으면 어떡할래? 나는 이래서 개 안 키운다."
나도 할 말이 많았으나 운만 띄우고 말았지...
사람이든 짐승이든 떠나간 자리는 그렇게도 크게 보이는 법이니...
들어온 자리는 티가 안 나도 나간 자리는 크게 보이는 게 인지상정이지...

쓸쓸한 멜로디의 옛 팝송이 입안에서 맴돈다.
"I don't wanna say good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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