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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키나발루 등정기 3 (유홍림)
[등정기 1, 2를 14일 이전에 읽은 분들은 죄송하지만, 사진과 지도들도 첨가했고, 감추려고 했던 내용들도 용기를 내어 첨언하였으니, 한 번 더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7월 8일(火)의 일정은 지난 2틀에 걸친 산행으로 인한 피로도 풀 겸 열대지방의 색다른 향취를 즐기고자 마련된 스케줄이었다. 08:00 (호텔 뷔페식) 식사, 09:00 무인도인 사피섬으로의 출발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그 시간보다 훨씬 이전에 각 방별로 일어나 산책을 하는 사람, 실외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 등이 있었다. 나와 승일이, 그리고 경택이는 헬스클럽을 찾아 가볍게 러닝머신과 바이크를 타며 몸을 푼 뒤, 사우나를 즐겼다. 이러는 과정에서 절실하게 체험한 것이 있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호텔직원은 보이지 않았고, 단지 청소나 정리 등 허드렛 일을 하는 하급 직원들만 나와 있는 상황이라 나의 유창한(?) 영어는 무용지물이었다. 답답함을 느꼈던지 승일이는 한국말과 함께 현란한 바디랭귀지를 사용하였는데, 놀랍게도 그 위력은 가공할만한 것이었다. 직원이 알아듣고 손가락으로 가르쳐 주려고 하자, 그의 손을 덥썩 잡고는 같이 가자고 끌었다. 결국 납치된 상황에서도 침착을 잃지 않았던 직원에 의해 우리의 모든 문제는 해결되었다. 결국 승일이의 용기에 나의 지성은 꼬리를 감추지 않으면 아니 되었다.
이윽고 아침 식사를 한 후, 호텔 선착장에 모여 사피섬으로 떠나기 위해 모터보트를 탔다. 탈 때 나누어 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자리에 앉자, 모터보트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 때 고소의 쓴맛을 단단히 경험한 본 경택이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지 예의 장난기를 발동한다. 보트 운전자에게 갖은 모션을 쓰면서 최대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보트를 이리저리 몰라는 주문이었다. 순간 모터보트의 엔진은 6000 RPM을 가리킨다. 튀어 오르는 물줄기를 피하라, 날아가려는 모자를 잡으랴 정신이 없었다. 경택이의 고소증상이 좀더 강했고, 좀더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면 바램은 분명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섬에 도착하여, 예약한 자리로 이동했다. 커다란 나무 밑에 하얀 식탁보가 덮여져 있는 서빙 테이블과 식탁, 그리고 의자들이 격조있게 놓여져 있었다. 각종 음료를 담은 아이스박스도 함께 ----
고개만 돌리면 비키니를 입은 늘씬한 외국 여자들이 눈에 들어오자, 여자 몸매에 대해서는 각자 일각연을 지닌 터라 품평회로 시끌벅적하다. 정신차려 이 친구들아! 다 그림의 떡인데-----. 이러한 아수라장이 어느 정도 정비되자, 대원을 둘러 세운 뒤, 김병태 대장이 스노클링에 위한 장비 착용법과 함께 유영하는 법을 알려준다. 역시 만능 스포츠맨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이드 박건순씨로 부터 이 곳에서 즐길 수 있는 해양스포츠의 종류와 가격을 소개한 뒤, 주문을 받는다. 우리 대원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sea walking(US $80)과 파라세일링(US $23)인데, 전자는 4명만, 후자는 전원이 타기로 예약을 했다.
스노쿨링 장비는 무료로 대여하고 있는 반면, sea walking은 선체로부터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줄이 연결되어 있는 제법 커다란 헤드기어를 쓰고 5미터 정도 깊이의 해저를 걸으면서 열대어와 산호를 구경하는 것이고, 파라세일링은 모터보트에서 줄로 연결된 낙하산을 타고 바다 위 하늘을 날아다니게끔 되어 있는 기구이다. 줄을 어느 정도 풀고 당기느냐와 보트의 속도에 따라 하늘 높이 올라가기도 하고, 바다에 빠지기도 한단다.
예약시간까지는 다소 여유가 있어, 섬 가운데 있는 산을 가볍게 올라가 보기로 했다. 산은 열대지방의 희귀한 나무들이 빽빽이 우거져 있고, 원숭이들이 몰려다니는가 하면, 거대한 개미집들도 눈에 띄었다. 산을 내려와 섬 반대편에 도달하자, 형형색색의 죽은 산호들로 해변은 메워져 있었다. 처음에는 신기한 모양의 산호들을 집어보기도 하였는데, 전부가 신기하고, 그 숫자도 너무 많아 처음 느꼈던 신기함이 사라질 정도였다. 이렇듯 무아지경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돌 구르는 소리가 나서 고개를 돌려보니, 족히 2미터는 넘어 보이는 이구아나가 내려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겁을 먹고 줄행랑을 놓다가, 눈에 길다란 나무가 보이고, 돌들이 널려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더구나 내 옆에는 영원한 우리의 왼손 투수이었던 경택이가 있질 않은가? 우리는 나무로 위협하고 경택이는 옛 명성 그대로 돌을 들어 정확히 맞추자 이구아나는 숲 속으로 달아나고 말았다. 동료들에게로 돌아 용사들이 이 같은 무용담을 어찌 같이 나누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산행에 동참하지 않은 대원들은 이미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었다. 나도 장비를 갖추고 물에 발을 담는 순간, 환상 그 자체인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갖가지 색깔의 열대어들이 마치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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