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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개 같은 날의 오전 (최영철)
라디오의 뉴스에는 공적자금을 받은 큰 회사 오너들이 별짓을 다했다고 쓴 소리를 내뱉는다. 오늘은 왜 이리 차가 막히냐? 광화문까지 가는데 보통 때의 배가 더 걸린다.
알고 보니 축구 때문이다. 갑자기 왠 축구냐? 누가 표를 더 받는거야?
세종문화회관에서 있는 연주회에 눈도장 찍으러 가는 길이다. 무대에서는 찢어진 반사판을 그대로 하고 연주를 한다. 겨우 참고 앉아 있다가, 끝나고 차나 마시러 가자 하여 따라간다. 공연이 좋았다는 판에 박힌 치사와 함께 지휘를 한 교수에게 아부성 덕담이 오가고. 오스트리아에서 왔다는 젊은 지휘자는 자기 판이라도 된듯이 독어와 영어를 번갈아 쓰며 눈치를 살핀다. 누가 돈이 더 나오게 생겼나? 어느 줄이 눈먼 돈이 많나?
이런 자리에 꼭 필요한 감초가 있다. 문화사대주의자의 맞장구는 가뜩이나 설익은 연주때문에 귀가 버렸는데 한술 더 뜬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간밤에 더러움을 겪은 눈과 귀를 씻으려고 진돌이를 앞세우고 산으로 올라간다.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좋아하는 진돌이가 얼마나 순수하고 깨끗한지, 아무도 올라가지 않은 아침 산의 밟히는 낙엽과 산을 뒤덮은 엷은 안개와 더불어 가슴 속이 깨끗해진다.
오늘 따라 산을 뒤덮은 운해가 사람 사는 곳들을 완전히 덮어버렸다.
너무도 상쾌한 개 같은 날의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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