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커뮤니티 메인

휘문교우회 로고
📖 게시글 상세보기
[제목] 11일차 정상에 서다 (김현경)
2001년 12월 30일(일) 맑음, Base Camp - Summit - BC
00:00 기상 00:10 조식
00:40 정상을 향해 출발 03:30 하이캠프 도착
05:40 크램폰 착용지 도착 10:40 정상
11:30 하산 시작 15:20 베이스 도착

전승희 대원은 자는 동안에도 계속 기침을 하였다. 새벽 00시 기상이다. 약간의 누룽밥과 김으로 아침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먹는 이 한끼의 식사가 우리가 정상에 다녀 올 때까지의 유일한 한끼가 될 것 같다. 야식을 간단히 먹은 후 드디어 정상을 향하여 출발이다. 고소가 있든 없든 간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미 정상공격을 위하여 어제 셀파들이 필요한 장비를 하이캠프(5700 m)에 데포시켜 놓은 터라 가벼운 복장으로 베이스를 출발한다. 텐트에 누워서 너무나 힘들어하면서 자고 있는 조일호 부대장과 잘 다녀오라는 원정대장이 베이스에 남기로 결정하고 우리 4명은 정상을 향해 출발한다. 원정대장님에게 대원들의 거수경례로서 등정출발보고를 전하고 새벽 한 시가 되어 출발하였다. 여전히 전승희 대원의 몸 상태는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정상공격을 둥근 보름달이 비춰주는 길을 따라 올랐다. 달빛이 워낙 밝은 터라 랜턴이 필요 없을 정도다. 하이캠프로 가는 길은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새벽 3시경이 되서야 고도를 500 m 올려쳐 겨우 하이캠프지 도착하였지만 강한 바람 부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이중화로 갈아 신는 시간이 더디기만 하다. 내 손가락 다 얼어버리는 거 아닌가? 모든 신경이 온통 오른손 손가락에 몰린다. 다른 생각 하나도 안 들고 말이다. 장갑을 여유 있게 준비한다고 했는데 ... 손가락이 언다. 자연스레 입안으로 손이 들어간다. 연신 김을 내 뿜으며 녹이려 노력하지만 별 효과가 없는 거 같다. 고생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시작인가 보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멀고도 험하였다. 거의 위험한 리찌길을 이중화를 신고서 이동하는 것은 혀를 내밀 정도로 위험하고 힘이 든다. 계속적인 리찌 오르막 아마 국내 리찌 등반이었다면 벌써 하산을 하였으리라......
강한 바람과 고소와 싸우며 드디어 위험천만한 낭떠러지를 수 십 개를 통과하여 사람 몇 명만이 앉을 수 있는 위험 천만한 봉에 도착하였다. 그나마 깜깜하여 눈에 보이지 않으니 그냥 죽어라 앞만 보고 올라가는 것 같다. 다들 상당히 힘들어한다. 이미 날은 밝아오기 시작하는데 고소와 바람은 더욱 거세게 몰아친다. 날이 밝아오면서 공포감인지 무서움인지 자꾸만 가슴을 조여오고 아이젠과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가이드 펨바의 말이 떨어지지만 아이젠 착용이 잘 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분명히 몇 번 연습을 하였는데 아이젠과 이중화가 맞지 않아 전승희 대원의 도움으로 겨우 아이젠을 착용할 수 있었다. 아마 긴장과 고소와 추위와 공포가 우리 모두를 움추리게 만드는 듯 하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안자일렌을 2개조로 한 후 칼릉길을 접어든다. 칼릉길을 조금 전진하니 날이 완전히 밝아버렸다. 대원들의 숨이 턱까지 차 오르고 힘들어한다. 06:30 - 이제부터는 온통 눈의 세상이다. 고도는 대략 5700 m 정도는 될 거 같다. 얼음과 눈의 세상. 곳곳에 보이는 크레바스하며 .. 정말로 정상이 바로 앞에 있다. 다들 힘내서 어서어서 올라갔으면 한다. 그리고 집에 얼른 갔으면 한다. 안자일렌을 하는 것보다 개인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편할 것 같아서 안자일렌을 풀고 이동한다. 여기저기 크레바스들이 입을 벌리고 있지마는 대원들은 괴이치 않는 듯 느껴진다. 계속적으로 정상으로 향하지만 추위와 바람과 졸음과 배고픔이 밀려드니 정신은 더욱더 혼미하여지는 듯하다. 비상식으로 허기를 때워보지만 도움이 별로 되지 않는다. 약간의 오르막을 올려치니 저 멀리 아일랜드픽 정상으로 이어진 200 m 얼음벽이 위상을 들어낸다. 아이고 저것을 올라야만....... 얼음벽이 다가오면 올수록 긴장감은 더해가지만 이미 셀파들이 픽스로프 설치 작업에 들어간 이상 후퇴는 없어 보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저 멀리 대원들의 걷는 모습이 지쳐 있는 듯 개미처럼 작게 느리게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도 전승희 대원은 뒤에서 열심히 오고 있다. '앗' 이게 뭔가? 전승희 대원이 다시 내려가고 있다. 열심히 고함을 쳐보고 손짓을 해봐도 뒤돌아 가는 대원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있다. 하는 수 없이 올라가고 있는데 뒤에서 전승희 대원이 그냥 그 자리에 딱 멈추어 서 있다. 이때다 싶어 또 열심히 손짓을 한다. 어서 어서 올라오라고.. 잠시 후 다시 전승희 대원이 올라오고 있다. 첫 번째로 홍성재 부대장이 주마를 걸고 정상을 향하여 출발이다. 다음으로 배현길 등반대장, 윤기운 대원, 전승희 대원 순으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