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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숨...
임종을 얼마 남기지 않은 환자분들이 머물고 있는 요양병원에서 호스피스로 봉사를 하고 있는 어느 여성분이 계십니다. 어제 그 분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그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신이 돌보는 환자 중에 20년 전에 하반신이 마비되고, 지금은 돌봐주는 가족도 없이 말기 암을 앓고 있는 오십대 남자 환자가 있었답니다. 그 호스피스 분은 보호자도 없는 그 환자를 만나 말동무도 해드리고 목욕도 시켜드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 분의 머리를 감기고 목욕을 시켜드릴 때, 그 분이 자신의 체취를 맡으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신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라 번갈아서 그 분을 보살피던 동료 호스피스도 똑같이 느꼈다고 합니다.
그 환자분은 비록 하반신을 쓰지 못하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여성의 체취가 그립고 여성의 품이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그런 경우에 호스피스는 대개 그 환자에 대한 봉사를 중단하고 다른 환자로 바꾼다고 합니다.
그 호스피스 분도 그 환자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 이미 동료 호스피스는 그 환자를 포기하고 다른 환자로 바꾸었고 자신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할 것 같았답니다.
고민고민하다가 그 환자를 계속해서 돌보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 환자가 생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겨우 버티고 있는 환자이고, 그동안 사람의 정이 얼마나 그리웠겠나 싶어서 이성이 아닌 어머니의 마음으로 돌봐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목욕봉사를 나가서 평소와 다름없이 그분의 말동무가 되어 드리고 머리도 감겨드리고, 목욕을 시킬 때는 오히려 가슴 가까이로 그분을 끌어당겨서 목욕을 시켜드렸다고 합니다. 사람의 체취가 그리우면 충분히 자신의 체취를 맡으라는 생각으로 가슴 가까이 당겨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환자는 너무나 편안한 얼굴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그분을 목욕시켜드리고 사흘 후에 그 환자분은 세상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그 환자분이 어머니의 정이 그리웠는지, 아니면 이성의 정이 그리웠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그렇게 보듬어주고 보낸 것은 잘한 일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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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호스피스 병동에서 찍은 ‘목숨’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 영화는 환자들이 병을 낫기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오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말기 암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박수명이란 사람은 아내와 아들과 딸을 둔 40대 가장입니다. 그의 아내는 “당신이 식물인간이라도 좋으니 제발 곁에만 있어 달라”며 절규했습니다. 그러면서 끝까지 남편을 포기하지 않고 항암 치료를 계속했습니다.
두 아들의 엄마인 김정자씨는 고생고생해서 겨우 아파트 하나를 장만했는데 아파트에 입주하고 한 달 만에 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한평생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들을 위해 살다가 이제 겨우 살만하니까 암에 걸린 주부였습니다.
그곳 호스피스 병동에는 신학교 3학년생인 스테파노 예비신부가 환자들을 돌보면서 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 호스피스 병동에 오기 전에 세상 사람들의 죄악에 절망하여 자살을 생각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예비신부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보니 거기에는 모두가 착한 사람들뿐이었습니다. 나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거기에는 남을 욕하는 사람도 없었고 남을 시기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 사람들을 보면서 세상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병동을 떠나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갔습니다.
‘목숨’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드는 의문 하나는 ‘왜 사람들은 죽음에 임박해서야 착해지는 걸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평소에 착하게 살지 생을 마치고 죽음에 임박해서야 착해지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차이는 아마도 우리가 죽음에 임박해서야 그동안 우리가 집착했던 모든 것들이 헛되고 헛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를 쓰고 얻으려 했던 많은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살면서도 아무리 바빠도 가끔은 죽음을 의식하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탐욕스럽지 않고, 남의 가슴에 못질도 덜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우리가 세상을 사는 모습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오늘이 벌써 금요일입니다. 저는 내일 하화도에 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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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보슬비가 내리던 어느 봄날
머리숱이 줄어들까 고민하며 발걸음을 옮길 때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나를 위하여
빛바랜 우산을 들고 동네 어귀에 서있는 당신의 모습에서
삶의 무게로 힘겨워 하는 당신의 어깨를 보았습니다
당신이 가꾸어 놓은 정원의 나비가 되겠습니다
때로는 당신의 향기를 아이에게 전하고
때로는 아이들의 사랑을 당신에게 전하고
때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내 사랑을 전하고
때로는 그냥 말없이 당신이 늦은 시간 아이들을 기다리며
아이들 책상에서 마음 졸이고 있을 때
나는 당신을 위해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권위로 당신과 함께 살아가는 남자가 아니라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당신의 눈 밑 주름을 미안해하며 바라보고
당신의 얼굴에서 삶의 희망을 느끼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아침 햇살을 온 몸에 안고 잠에서 깰 때
내 곁에 곤히 자고 있는 당신의 모습에서
때늦은 감은 있지만
행복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겠습니다
당신이 두 번째 순위에도 행복을 느끼듯
나는 순위에 관계없이 당신 곁에서
당신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늘 사랑한다고 용기 내어 말하고
항상 따뜻하게 포옹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당신의 마음 속 먼지를 하나하나 털어내어
당신이 다시 빛날 수 있게 하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나는 지금부터 기도하겠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거두어갈 때
너무 많은 시차를 두지 말고
가능한 같이 거두어 달라고
그래서 당신의 영원한 그림자가 되게 해 달라고..
당신이 쉬어 가고 싶을 때
자상하고 듬직하지 못해
충분한 나무그늘을 만들지 못할지라도
당신이 쉬어 가는 동안에
모든 가지를 한 곳으로 모아
당신이 편히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 수 있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내가 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당신으로 인하여 내 삶은 의미가 있었어요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라는 말을 듣는
그런 남편..되겠습니다
Click!
우리라는 이름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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