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杜甫) - 망악(望嶽)
岱宗夫如何 (대종부여하) 태산 마루는 그 어떠한가 하니,
齊魯靑未了 (제로청미료) 제나라 노나라에 걸쳐 끝없이 그 푸르다.
造化鍾神秀 (조화종신수) 천지간에 신령스럽고 빼어난 것 모두 모았고,
陰陽割昏曉 (음양할혼효) 응달과 양지는 조석으로 갈리는구나.
蕩胸生層雲 (탕흉생층운) 층층이 펼쳐진 운해로 가슴 후련히 씻고,
決眥入歸鳥 (결자입귀조) 눈 크게 뜨고 돌아가는 새를 바라본다.
會當凌絶頂 (회당릉절정) 산 정상에 오르는 날엔
一覽衆山小 (일람중산소) 뭇 산들의 작아진 모습을 보고말리라.
중국 지도자들이 죽의 장막을 걷어치우고 서방 자유세계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이래
그들은 중국의 속셈을 촌철살인격인 사자성어나
옛 중국 시인들의 글귀를 인용해 자주 표현하곤 한다.
그중 첫 번째 인용한 시는 이백의 早發百帝城.
삼국지의 유비가 東吳를 정벌하러 나섰다가 운명한 곳을 노래한 시.
장쩌민 주석은 결구의 문자를 약간 비틀어 輕舟已過萬重山을 가벼운 배 -
輕舟가 아닌 외로운 배 片舟로 바꾸어 썼었다.
당시 대화 상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중국이 서방서계에 얼굴을 내밀며 느낀 소외감을 그렇게 표현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왜냐면 이백이 이 시를 쓴 시기가 안녹산의 난으로 인해 유배지로 가던 중
사면의 기쁜 소식을 듣고 다시 돌아가는 가벼운 마음에 輕舟라는 표현을 썼는데
후진타오는 輕舟가 아닌 片舟 - 외로운 조각배 타고 자본주의 상어가 횡행하는
대양에 나온 심정이라 표현한 것처럼 느껴진다.
중국이 개방으로 국력이 신장되자 그 다음 인용한 구절은 이백의 행로난 - 1 중 결구.
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
큰 파도 일 때 구름 돛 높이 달고 푸른 바다 제압하리.
13억 인구를 등에 업은 자의 자신만만한 한마디.
지난 해 우리나라 박근혜 대통령 국빈방문에는 왕지환(王之渙)의 관작루 중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
더 멀리 보려고 한 층 더 오른다. - 구절을 시진핑 주석이 인용했다.
두 나라 함께 손잡고 더 멀리 가자는 우호의 표현.
한 나라를 이해하는 데는 그 나라의 문화를 통해 접근하는 방법이 참 좋은 것 같은데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2006년 4월 20일 미국 방문 때 워싱턴에서
두보의 시 한 구절로 미국의 무례를 꾸짖었다.
會當凌絶頂 一覽衆山小.

시성 두보가 29세, 서기 740년에 지은 시. 초기작품임.
24세에 첫 번째 과거에서 낙방하고 천하를 주유하다 태산에 이르러
그 웅장한 모습에 과거에 낙방한 자신의 결의를 투영한 작품.
전반에서는 태산을 바라보는 심정을 표현했고
후반에서는 태산에서 느낀 감흥을 노래한 시.
이 시의 白眉는
會當凌絶頂 一覽衆山小
(회당릉절정 일람중산소)
반드시 태산 정상에 올라 뭇 산들이 작아지는 모양을 보고 말겠다.
후진타오는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 望嶽의 마지막 구절로 응답해
오찬을 주재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애초 중국은 국빈방문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공식방문으로 한 단계 격을 낮췄고,
백악관 환영행사에선 중국 국가가 아니라 대만국가를 연주하더니
부시 대통령은 중국 인권유린을 대놓고 비난하는 강수를 내질렀다.
이때 후진타오는 오늘의 이 수치를 언젠가는 국력으로
미국을 압도하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하듯이
시를 인용해 한마디 쏘아붙인 것이다.
두고 봐라!!!
내 언젠가는 세계 정상에 올라
너의 높은 코를 내 발아래 두겠다.
會當凌絶頂
一覽衆山小.
공대출신 후진타오 입에서 이런 시구가 나올 줄이야.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잡한 정쟁,
그리고 정치인들의 더러운 입을 보고 있으려니
품위 지키려 노력하는 중국 지도자들의 인품이 새삼 돋보인다.
갑자기 사육신 중의 한 분인 成三問의 절명 시 끝 구절이 떠오른다.
荒天無一店 今夜宿誰家
저승에 주막이 없을 테니 오늘 밤 어디서 묵어야하나?
국제사회의 엄혹한 세계엔 기댈 곳이 하나도 없는데
우리는 대체 어찌해야하나?
강대국 틈바구니에 끼여 가뜩이나 운신 폭이 좁은데
우리는 민족끼리 몇 십 년 째 싸움질만하고 있으니
민족의 태산에 올라 조무래기 산들 내려다 볼 날은 언제일꼬....
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
尙有十二 微臣不死
다시 외칠 분은 어디 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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