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남편과 아이만 있던 집은 내가 돌아옴으로서 3찬1식의 기본 밥상이 된 것 같았다.
끼니는 떼우나 늘 고픈 마음과 몸이,
허허로운 허기가 비로서 채워진 느낌.
김치에 찌게, 그리고 김, 거기에 달걀찜 하나만 얹어져도 검소한 밥상이
호사스럽게 느껴지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행복해지는 온기도는 밥상같은..
그러나
돌아온 나는 그림처럼만 있을수 없었다.
몹시 더러워진 변기, 세면대...
으으으으으...
목발을 짚고 여기저기 절둑 절둑...
한발로 서서 할수 있는 일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했다.
도우미를 불러 쓰라고 했지만 낯선 이에 대한 내 불편해 하는 마음은
몸의 불편함을 이길수 없었다. 하니, 내 스스로 고달플 수밖에..
설상가상으로 내가 사고로 병원에 있는동안 시어머님의 상을 당하는 큰일로
슬픔과 아픔을 겪은 남편과 나는
싸움걸이도 되지 않는 걸로 언쟁을 벌여 서로가 서로를 더 지치게 했다.
이때의 상황을 나는 후회한다.
남편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
남편은 이때 정말 어찌됐든 무조건 위로가 필요할 때 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쟁을 벌이면 늘 그랬듯 나는 그때도
내 말의 타당성과 남편의 넓은 오지랖?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이후에도 남편과 나는 두어번인가 더 말다툼이 있었고, 냉전의 시간을 보냈다.
한발짝만, 아니 반발짝만 더 나아갔어도 나는 차에 들이받쳐 날라가 버려 죽었을
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난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한체 다른 세상에 가서, 아프게 통곡하고 있을 아들을 안타깝게
바라볼 뻔 하지 않았는가.
남편은, 넋 빠진체, 웃고 있는 내 영정사진 앞에서
그날, 하필 그날, 말다툼을 하고 나간 그날, 그래서 서로가 우울해 했던 그날,
여보..나 교통사고 났어..하는 내 목소리 대신, 낯선이로 하여금 당신 아내가
의식없이 병원에 실려왔다는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이냐는 생각을
수없이 했으면서도,
그래서 지금 얼마나 다행이냐는 스스로의 위안을
또 그렇게 수없이 했으면서도,
하여, 살면서 조금만 더 너그러워지자고 다짐, 또 다짐했으면서 막상 집에 와서는
남편을 박박 긁어대었다.
이즈음, 우리부부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속마음은 서로 같았을 것이다.
아... 사는거 정말 지겹다...
그렇게
남편도
나도
그리고 아들애도
참... 많이 힘들었다.
지금 우리가족은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평온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위로가 절실히 필요했던 지친 시간들 속에 그래도 남편은, 나를 더 많이 위로하며
다독여 주었다.
참 고맙고 좋은 사람이다.
송 승 범 아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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