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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설악에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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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에서


너와 나는 무엇이었나

산벗아!


그리움 가득한 날

천화대 릿지에서 짧은 아침을 위해

바람부는 긴 새벽을 인내했을 때

범봉의 크랙 속으로 진달래는

우리의 열정처럼 붉게 피었었다


잦은 바위골 백 미터 폭이

푸르게 일어서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청봉마루 은하만큼 맑았고

가난하여도 정다웠던

마등령의 어둠사리에서는

우리의 우정 작은 모닥불로 따듯했지


처음으로 설악을 마주했을 때

산의 개념은 무한했고

너와 나는 늘상 왜소할 뿐이었다

어쩌다 천불동의 어는 침봉끝에 서기라도 하면

골바람 안개를 몰고 와

철없던 산행 위로하기도 했는데...


별이 봉우리보다 낮게 뜨는 곳

스스로 높아져가는 칠형제봉에서는

죽도록 사랑하리라 다짐했으며


달빛이 맨 처음으로 빛을 뿌리는

공룡능의 1275에서는

하산의 배낭 위로

슬픔을 바위처럼 지고 오기도 했다


산벗아!

함박눈 내리는 날 사각 양초등 뿌옇게 녹아들 때면

비룡폭포 캠프에서는 토왕꿈이 익어가고

월경소주는 고뇌하는 영혼의 빛으로

헤아릴 수 없이 무너져 갔다


이제는 쓰러진 고목등걸에

청태가 덮여 가는 세월도 서북능처럼 아련한데

내 젊은 날에 처음과 끝 고이 간직한 설악에서는

너는 나의 그리운 산벗!

지은이/권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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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대 왕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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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희운각대피소...
         천화대 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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