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커뮤니티 메인

휘문교우회 로고
📖 게시글 상세보기
[제목] 종교가 먼저인가 가정이 먼저인가?
<종교가 먼저인가 가정이 먼저인가?>

 

"집안이 온통 난리가 났어요. 살림살이 밖으로 다 내 던지고. 무서워요."

아는 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무슨 일이 생겨도 단단히 생긴 모양이다. 직접 가봐야 할 것 같아 곧장 쫓아갔다.

남편은 소주를 네 병이나 마신 다음 잠들어 있었고 그녀는 밖으로 던져졌던 물건들을 주워 와 걸레로 닦아내며

훌쩍이고 있었다.

 

"몇 달 전부터 자꾸만 시비를 거네요. 제가 그때부터 많이 바빠졌거든요."

그녀는 ** 신자이다. 몇 달 전부터 이 일 저 일 맡게 되어 집 비우는 날이 많았고 이런 저런 집회나 강의를 들으러

다니느라 집안일을 소홀히 했다. 

"어지간히 해라. 애들도 어린데 이러고 다니면 어쩌겠다는 거냐?" 

날 새워 기도하고 들어오면 남편은 퉁퉁 부어 아내를 쳐다도 안 봤고, 밤마다 밖에 나가 술을 마셨다.

"자꾸 이러면 가만 안 있겠다. 당신 망신시키고 ** 가서 다 엎어 버리겠다."

마지막 통고도 무시했다. 설마했다. 살림을 부수거나 폭력을 휘두른 적도 없었고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큰 문제 없이 살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던 모양이다.

악다구니를 쓰며 행패를 부리고도 분이 안 풀린 그는 자신의 형제들과 부모님을 불러 모은 다음,

이혼하겠다고 선포했다.

 

"오늘 **에서 큰 행사가 있었어요. 아침 일찍 나가느라 가족들을 챙기지 못했지요."

밥을 챙겨주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그녀의 남편이 이렇게 폭발한 건, 신고 나갈 양말도, 입고 나갈 옷도

없었기 때문이다. 빨래통에는 빨아야 할 옷들이 그득했다.     

낮에 잠깐 들어왔더니 술이 거나해진 남편이 털레털레 양말 보따리를 들고 들어왔다. 

거실 쇼파에는 그가 사 온 양말보따리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스무 켤레는 되는 것 같았다. 

"며칠 전에는 속옷을 한 보따리 사왔더라구요."

아내가 밖으로 쏘다니느라 갈아 입을 속옷이나 양말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자 화가 난 그녀의 남편이 보따리로

사 들고 들어온 것이다.

 

"전 원래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예요. 그런데도 남편은 그런 일로 시비를 건 적이 없었어요.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니 정이 떨어지네요. 그냥 이혼할까 봐요."

참 배 부른 소리 한다. 그러고 살았는데도 아직까지 무사했다면 그야말로 감사해야 할 일 같은데 말이다.

"남편이 수입산 아니야? 살림을 소홀히 해도 괜찮다 할 한국남자가 어딨어?"

웃자고 한 소리가 아니다. 사실이지 않는가. 먹성, 입성, 제대로 안 챙겨주고 집안 일 소홀히 하는데도 

괜찮다 할 남편이 어디 있겠는가. 

"부족한 아내를 탓하지 않고 그 동안 맘 편히 살게 해 줘서 정말 고맙다. 앞으로 자중하고 더 노력하겠다."라고 말하라고 했다. 또 가족들을 위해 집도 깨끗이 잘 치우고 애들에게도 신경쓰고 남편 입성에도 신경쓰라고 했다.    

 

종교생활, 좋다. 평화를 얻기 위해서건 영생을 얻기 위해서건, 각기 자신의 목적대로 열심히 기도하고 간구하는 걸 누가 나쁘다고 하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가정을 등한시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몸에서 냄새가 나고 숙제가 뭔지, 준비물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빨래통에 들어간 빨래들은 열흘이 가도 나올 줄 모르고 식탁에 올라오는 반찬은 모두 시장에서 사들인 것들 뿐이다. 그래도 좋다 할 남편이 있겠는가.

 

만일 가정보다 신앙이 우선이라고 가르치는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가짜일 것이다.

'가정을 팽개쳐두고 나를 따르라'고 할 신은 없을 테니 말이다. 

 

<내남없이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