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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일아 잘 가거라.




                                영일아, 잘 가거라.
              영일아 부디 잘 가거라. 다급한 마음에 우선 그 말밖에 할 수가 없구나,
              낙엽이 아름답게 물들고 달빛이 영롱한 가을밤에 우리 곁을 서들러 떠나는
              조급함에 넌들 마음이 편했겠느냐?
              아침나절에 너와 말 나눌 때라도 오늘밤에 아무래도 떠날것 같다는 귀 뜸이나  혹은
              기척이라도 하지 "나 괜찮아 걱정 하지 마" 그 말이 너와의 마지막 이였다니 너무도
              허무하고 허전한 마음 가슴 져 민다.
              열 내 살에 만나 칠십이 넘은 긴 날 미운 정 고운 정 얼 키고 설 킨 아련하고 아름다운 
              연분들이 눈앞에 아롱거려 뜨거운 눈물속에 한없이 흘러 내린다.
              영일아/ 이승에 잡다한 미련일랑 싹 버리고 홀가분하게 하늘을 훨훨 날아 대자연의 
              품에 안겨 한없이 맺었던 모든 연줄들을 한밤에 꿈으로 모두 잊고 군더덕이 없는 
              영혼의 나라에서 마음껏 기가 살아 원대로 잘 지내기를 두손 모아 빌고 빈다. 
              내일이 보름인가보다 오늘따라 환한 달빛이 그리도 차가운지, 
              스산한 가을 바람에 낙엽은 우수수 떨어저 어디론가 몰려들 가고 추모공원에서 너를
              마지막 보낸 마음이 무척이나 울적하여 한잔에 술을 삼킨다.
              영일아/ 먼저간 동창들을 만나겠지 안부나 전해주렴, 그리고 너무 서운해 하지마라. 
              앞서 거니 뒤서거니 헤어짐의 길을 갈 뿐 어차피 우리는 다시 만난다. 
              만나는 날 밤새워 못다 한 이야기 나누면서 걸쭉한 막걸리나 마시자.
              진심으로 명복을 기원한다. 좋은 곳으로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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