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은덕"
채근담에 이런 말이 있다.
棲守道德者,寂寞一時.依阿權勢者,凄凉萬古.
達人觀物外之物思身後之身,
寧受一時之寂寞,毋取萬古之凄凉.
도리를 지키면서 사는 사람은 한 때 적막하고 외롭지만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은 영원토록 쓸쓸하다.
깨달은 사람은 사물 밖의 사물을, 즉 진리를 보기 때문에
현재의 육체보다 사후의 몸을 생각한다.
차라리 한 때의 적막함을 겪을 지라도
영원히 불행한 길을 택하지 말라.
2. 懷妬報寃與子孫之爲患 損人利己終無顯達雲仍
시기하는 마음을 품고 원한을 갚으면,
자손에게 근심을 끼쳐주는 것이오.
남에게 손해를 끼쳐서 자신의 이익을 얻는다면,
끝내 현달하는 자손이 없고,
뭇 사람을 해롭게 함으로써 집안을 이룬다면,
어찌 그 부귀가 오래 가겠는가?
세상에는 부모가 잘 나도 자식이 못 난 경우가 있고,
또 부모가 못 나도 자식이 잘 난 경우도 있다.
그런데 성인들은 왜 부모가 덕을 베풀어야 후손이
잘 된다고 했을까?
그래서 부모의 은덕은 자녀의 운명과 하등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일반적인 개연성과 개별적인 구체성을 혼동해서는
안 될 것이다.
첫째, 부모의 모범이 자녀에게 거울이 되고, 행동의 코드가
되기 쉽다는데 의문이 없다.
둘째, 부모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이 자녀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사고나 인식의 바탕을 형성해 준다.
셋째, 생활과 정신체계의 특성이 생리체계의 DNA를 통해
유전된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정신문화의 유전이라는 측면에서 부모의 음덕은 자녀의 운명에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7세 이전의 어린이에게 홍등가의 생리를 보여주면, 이미
그 아이는 버린 아이다'
라는 말이 있다.
이와는 달리, 어린 자녀에게 경전이나 도덕경, 그리고 하늘의 섭리를
가르쳐 주면 그 자녀는 행복한 생애를 누릴 수 있다는 주장이 크게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부모가 방종과 나태, 부조리와 악덕, 그리고 사회악에 물들어 있으면서
후손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 위의 성현들이 뭐라고 할 것인가?
3. 음덕(陰德)과 은덕(隱德)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좋은 일을 베풀면 반드시
그 일이 좋은 갚음을 받는다.
주(周)나라 때 손숙오(孫叔敖)가 어렸을 때 밖에 나가 놀다가
집에 와서는 밥을 먹지 않고 걱정에 빠져 눈물이 글썽하거늘,
그 어머니가 물으니“제가 오늘 머리가 둘 달린 뱀을 보았습니다.
옛날부터 이런 뱀을 보면 죽는다고 했으니 곧 저는 죽을 것입니다.”
했다.
그 어머니가
“그 머리가 둘 달린 뱀은 어디에 있느냐?”
고 물으니 손숙오는,
“그 뱀을 또 다른 사람이 보면 죽을까 걱정이 되어서 죽였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들은 어머니는 크게 기뻐하여
“너는 죽지 않는다.”
하고 옛말을 인용하여 말하였다.
“음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양보가 있고 은행(隱行)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조명(照明)이 있도다.”
그 후 손숙오는 공부를 해서 뛰어난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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