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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렇구나! 잊혀진게야....

심심하다거나 답답하면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그것도 싫으면 그저 근처 가게에 들러

"뭐하슈?"..하면 겉으로든 속으로든 반가이 맞아주던 사람들.....

성격이 개떡같아 조금만 싫어하는 눈치를 보이면 미련없이 일어서지만

너 아니면 너, 그 너도 아니면 도 다른 너.... 세상 천지삐까리 넘쳐나던 것이 사람들인데....

제주도로 내려오니 찾아갈 사람도 찾아올 사람도 가뭄에 콩나듯 없다.

 

...그렇구나!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내가 잊혀진 존재가 된거군.

쓸데없는 자존심이 멍하니 겨울 바람을 보고있노라면 훌쩍 부디끼는 사람많은 도시로

다시 가고싶은 마음을 붙잡는다.

 

네놈들 거기서 아득거릴 때 이젠 내 인생의 후반전을 즐기며 살겠다고 큰소리쳤는데...

...그러다고 이눔의 시키들아!

사는게 바쁘다고 멀리 새로운 환경에 고구분투(?)하는 친구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도 않냐?

...그렇게 궁시렁대고 있는데~~~

 

아침 8시 조금 넘어 발신자 제한 표시의 전화가 한통 걸려옵니다.

"야, 나 창렬이야, 성 창렬!"

"어? 너 캐나다에 산다며?"

"응 이번에 한국에 들어갈 기회가 있어 얼굴 볼까싶어 전화했다."

아이러브스쿨이라는 친구찾기 싸이트가 한창일 때 전화 한번 받고 처음입니다.

그때는 나도 이리저리 치이는 게 많아 한국오면 연락해라고 말았는데

그후로 얼추 10년쯤 지난 듯합니다.

 

우연인지 잘 기억은 안나는 동창 하나도 캐나다에서 들어올 기회가 생겼다며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들어온다길래 중학 동창 게시판에 소식을 옮겨두었습니다.

 

 

"야, 잘 지내? 제주도는 안 춥냐?"

잔뜩 감기에 걸린 쉰 목소리라 입력된 번호가 아니었으면 누구냐고 물을뻔한 목소리-

"말도 제대로 못하는 놈이 뭔 청승으로 전화질이냐?"

"흐흐, 몸이 고생하니까 따로 떨어진 미아같은 놈 불쌍하단 생각이 들어서...."

 

 

"야, 여기 의정부 모임에 왔는데 너 ㅇㅇㅇ선배 아냐?

이 형이 내가 너랑 너네집에서 인증샷 찍어온 거 보여주니까 바꿔달랜다."

"세형이, 너 인마! 내가 제주도에 가도 잘 데는 많지만 니놈네 집에서 개길거다. 재워줄거지?"

"네, 형님. 근데 현 꼬장부리면 바로 묻어버리게 포크레인은 대기시켜야하니까 날짜 잘 잡아서 오세요."

"껄껄껄.,. 알았다. 근데 여기 니 동기놈 하나 더 있는데 바꿔달란다. 기다려봐라."

"야, 세형아. 내 우리 학원생들 다 데리고 제주도 내려갈거니까 니네 집 몽땅 비워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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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생일이라 읍내에 가서 자장면이라도 한그릇 땡기자고 가족이 다 일어서는데

느닷없는 벨소리-

"아! 춥다. 뭔 놈의 날씨가 이러냐? 나 들어가도 돼지?"
며칠전 저지에 사는 딸집에 왔다는 19년 선배님의 불시 방문-

허걱!!

"제수씨, 차 한잔 줄래요? 한라산 갔다가 시에 데려다주고 지나가다가 추워서 들렀다."

나와는 동문회 일을 하면서, 야구장에서 자주 뵙고 대충 격이 없는사이지만

아내와는 야구장에서, 체육대회때 두어번 본 것이 다인데 스스럼없이 대하는 선배-

마루에도 이불이 깔리고 탁자위도 너저분하게 어질러져있는데 그래서 더 더욱 뭉개고 있는 선배.

"응, 나 월림인데 후배네 집에서 차 한잔만 하고 갈거야."

..그놈의 차 한잔이 1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비워지고 그젱 선배는 무거운 응뎅이(?)를 드셨다.

 

 

자장면 5인분에 만두나 탕수육 하나면 될 것을.....

째려보는 아내와 아이들 눈총에 치킨에 피자에 스파게티까지 예상 금액의 두배는훌쩍넘을

바가지를 쓰고 이불을 뒤집어 쓰니.....

 

그렇구나!

난..... 잊혀진게 아니었어.

민숭민숭 만나던 도시에서와는 달리 적금붇듯 그리움을 모아 모아서

허전하고 쓸쓸하고 서운하고 아쉬워 한 만큼 따블, 따따블로 행복을 몰아 받는 거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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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바다로님께서 전화를 주셨네요.

제주에 내려와 계시고 한동안 일을 보셔야 하는데 바쁜 일 정리되고 얼굴 보자고요.^^

 

 

ㅎㅎㅎㅎ

 

제주도민, 월림리민 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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