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커뮤니티 메인

휘문교우회 로고
📖 게시글 상세보기
[제목] 망쳐진 초호화 닭장....

지난 달 27일 트럭에 한가득 짐을 싣고 온 고등학교 동창놈이 직원 2명과 함께 도착했다.

이중 창이 아니라 단창이라 지난 태풍 무이파 때 빗울이 나가라고 만든 빗물받이 구멍으로

빗물이 넘쳐 방안으로 들어와 고민을 하니 채양을 달면 비가 들이치는 각도가 많이 꺽여

웬만한 비바람에는 방으로 비가 들이치지 않을거라는 말에 평수를 줄이려고 지붕을 하지 않았던

보일라 실과 다용도 실을 만들 겸 부탁을 했었다.

 

근데..이놈이 실측을 한답시고 먼저 내려와 닭과 오리를 보더니 자청해서 닭장을 만들어 주겠단다.

뭐..대충 쓰다남은 알미늄 기둥에 얼기설기 만들어도 나보다는 낫겠다싶어 그러라고 했더니...

현장에서 쓰다 남은 자재로 만들어왔다는데 유리만 잘 끼우면 야외에서 밤 하늘을 보기에

딱 좋은 기가막힌 닭장을 만들어 왔다.

 

크기도 가로 2m, 세로 2.5m, 높이 1.8m로 두어명이 탁자를 가운데 놓고 밤하늘 보며

운치있게 별을 보기 딱 좋은 닭장이라.,... 닭장은 따로 만들고 이건 그런 용도로 쓸까...

망설이는데... 얼마전부터 수탉놈이 암탉 등뒤에 올라타서 응응응을 하는 것 같더니

덜컥 알을 낳았다.

이미지

[SAMSUNG] SAMSUNG SHW-M290K (1/285)s iso50 F2.6

이미지
[SAMSUNG] SAMSUNG SHW-M290K (1/172)s iso50 F2.6

토종닭에 초란이라 크기가 일반 달걀에 1/3 혹은 1/2정도밖에 안된다.

껍질도 두꺼워 달로 삼키려 껍질을 이로 두드리니 쉽지않다.

...맛은 어째 좀 씁쓰레하고 진하다.

그리고 어미 닭 몰래 훔쳐 먹었는데 어찌 알았는지 이리저리 알을 찾는 것같더니

생전 안하던 짓을 한다.

알을 꺼내 준 호랭이의 어깨위에 앉아 시위를 하는 것이다.

 

미안하기도 하고 저러다 아무데나 은밀한 곳에 알을 낳으면 찾기도 힘들겠다싶어

손님이 나간 아침부터 동창놈이 조립해준 닭장 틀에 새망을 씌우고 지붕을 덮어서

-얼기설기는 마찬가지인- 닭장을 만들어 주었다.

이미지

[SAMSUNG] SAMSUNG SHW-M290K (1/178)s iso50 F2.6

이미지
[SAMSUNG] SAMSUNG SHW-M290K (1/196)s iso50 F2.6

 

오리 4마리를 위해 벽돌을 쌓아 비닐을 덮은 수영장도 만들어 주었는데

밤에 바람이 몹씨 불더니 닭장 바닥에 깔아놓은 비닐이 바람부는대로 휘둘리고

오리들이 그것에 놀라 잠을 못 자고 꽥꽥대며 사람을 부른다.

부랴부랴 비닐을 걷어 치우고 베어놓은 잡초더미를 두어개 들어다 깔아주니

그제야 조용하게 잠을 청한다.

이미지

[SAMSUNG] SAMSUNG SHW-M290K (1/120)s iso50 F2.6

이미지
[SAMSUNG] SAMSUNG SHW-M290K (1/60)s iso50 F2.6

이미지
[SAMSUNG] SAMSUNG SHW-M290K (1/40)s iso50 F2.6

...아침에 나가보니 밤에 바람막이로 못쓰는 텐트 플라이를 벽에 씌워 둔 덕분인지

아늑하게 잘 잔 닭들은 모이를 주워먹고 문을 열어주기 무섭게 농장안을 돌아다닌다.

혹시나 둘러보니 초란은 어제 낳은 2개를 빼고는 아직 낳은 것 같지않다.

암탉이 다섯마리이니 조만간 3알은 더 낳을텐데....ㅎㅎㅎ

 
이미지

[SAMSUNG] SAMSUNG SHW-M290K (1/135)s iso50 F2.6


이미지 

[SAMSUNG] SAMSUNG SHW-M290K (1/135)s iso50 F2.6


 

오리 수영장을 닭장과 창고 사이에 만들어 놓았더니 낯선 지 안 가길래

슬슬 몰아 들어가게 유도하니 좁디좁은 대야보다는 훨씬 좋았는지

4마리가 수영을 하며 한동안 난리를 친다.

 

닭장이 크고 넓으니 오일장에 가서 닭 몇마리 더 사다 키우자고 하니

호랭이는 그건 싫단다.

지금부터 낳는 알은 품게해서 병아리를 만들고 천천히 가족 수를 늘리겠단다.

지금부터 부지런히 알을 낳아도 암탉 5마리가 낳으면 얼마나 낳고 그게 부화되려면

3주는 기다려야하고 그놈들이 병아리에서 닭이 되려면 또 최소 4~5개월은 기다려야하는데....

아직 낳지도 않은 알이 다시 자라서 알을 낳고 병아리가 되고.....에구야~~~

시집 장가 안간 애들이 낳을 손주놈들이나 그 광경을 보겠다 투덜거리며 집으로 들어온다.

 

어제부터 가을을 건너 뛴 듯 거센 바람에 찬 기운이 섞여 있다.

지난 2월에 제주도로 내려와 벌써 8개월여-

언제 내가 도시에서 살았던가싶을만큼 아득한 옛일처럼 느껴진다.

 

 

제주도민 삼보.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