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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친구와 손님 사이?

지난 4월 18일 서울에 올라갔을 때 나를 따뜻하게(?) 환영해준

몇몇 친구들에게 집을  지으면 놀러 오라고 했더니 지난 주(9일)에 왔다.

무려 10명이 부부 동반과 홀로 자그만치 3팀으로 나뉘어 오는 통에

저녁 7시40분부터 8시40분까지 공항에서 배회하며 '삐끼'의 모습으로 어슬렁거렸다.

아는 놈들은 알겠지만 내가 사교적이지를 못해 아주 잘 아는 친구들과 육두문자로

격없는 마음을 전하는 건 그런대로 잘하지만 이런 일에는 영 젬병이다.

아마...  "야, 내 친구 세형이라는 놈이 제주도로 이사가서 집을 지었는데

거기에 친구들 놀러오면 자고 갈 수 있게 따로 방을 만들었으니 놀러 오란다.

짜식이 바빠 죽겠는데 그래도 친구가 오라니 안 갈 수도 없고...어쩌지? 같이 갈래?"

...하며 어부인들을 꼬셨을 거고 이 인간이 혹시 세형이라는 놈 핑계대고 멀리 제주까지 가서

엄한 짓하려고 수 쓰는 거 아녀?..하는 의심(?)과 오랜만에 바다 건너 부부 동반 나들이 하자는

서방놈 제안에 약간의 설레임도 기대하고 준비를 서둘렀을 것이다.


...호랭이는 무대책으로 일을 벌려놓은 나 대신 이불이며 주방용품 등을 준비하고

식사는, 관광 안내는?...하며 조바심을 냈다.

-정작 일을 벌려놓은 나는 그냥 탱자탱자하고....-

...그런데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장마가 시작된단다.

막상 오는 날이 되니 긴장이 되고 -놈들 오는거야 별거 아니지만 업인 동반이라니...-

준비가 미흡하다는 걱정에 새벽부터 부산을 떨며 청소를 하려는데....

허걱!...이, 이게 뭔 일인가?!

현관앞에 파리가 거짓말 안보태고 수천마리가 붙어 집안으로 들어오겠다고 난리부르스다.

비를 피하고 따뜻한 곳을 찾으려는 건 인간이나 곤충이나 똑같은 모양이다.

문제는.... 양전(?)하게 지들끼리 집 주인 불편하지않게 모여서 민폐를 안 끼치면 되는데

이놈들! 딴에는 미안해서 서비스를 한답시고 팔 다리, 심지어는 얼굴에 앉아 주무르고

맛사지를 해준다고 요란을 떠는게 문제다.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그게 파리의 예의가 아니라며 극성을 떠니 특단의 조치를 취할밖에...

진압봉(파리채)를 들고 살충제를 뿌려가며 진압을 시도했으나 시위군중을 둘이 막기엔 역부족....


"괜찮아요. 시골이 다 그래요."....질겁을 하면서도 대수롭지 않은 듯 위로를 해주지만

그래도 주최측 마음은 다들 마음 편하게 머물다 갔으면 싶은데 그런 것같지않으니 미안하다.

제주도에 내려왔다고는 하지만 보여줄만한 관광지 하나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내가 좋아하는 곳과 친구들이 좋아하는 곳이 다를 터이니 안내를 하는 것도 스트레스다.

잠을 자는 것도 대충 뭉개고 자면 될 거로 알았다가 서로 서먹한 첫 만남인 부부 모임이라

화장실이며 잠 자는 것도 불편할 거라는 생각도 못했었다.


2박3일, 3박 4일이 어떻게 지나 갔는지 모르게 지나갔다.

얼마전 제주에 사는 68회 선배 부부가 지나가는 길이라며 들러 해준 조언이 생각났다.

남편은 자기 친구들이니까 불편하지 않을지 몰라도 부인에게는 손님이니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서울로 돌아가는 것도 토요일 이른 저녁과 늦은 저녁 2팀을 나뉘어 갔고

한 팀은 일요일 아침에 서울로 돌아갔다.


친구들이 간 후 화곡동에 살던 때가 생각난다.

"밥 먹었냐? 지금 화곡동 근천데 혼자 밥을 먹자니 그랫 전화했는데..."

"씨발, 저녁 술시가 되었는데 술 사준다는 놈들도 없고....."

"야, 마눌 출장갔다가 이따 저녁때 김포로 오는데 시간 때울 놈이 없다, 놀아줘~~"

"술 고픈데 내가 화곡동을 갈까, 니가 올래?"

....이러던 놈들과 만난 자리였다.

그때는 엑기스(?)만 있었다면 지금은 추가적인 군더더기가 조금 더 붙었을 뿐인데....

불평없이 잘 쉬다가 간다고는 했지만 내 마음이 편치가 않아 미안한 기분인데
 
호랭이는 덕분에 음식 몇가지 배웠다고 아쉬워하는 내 마음을 달래준다.



하루가 지나고....... 마음을 달랜다.

나도 누군가의 나와바리에 가면 그놈한테 하나에서 열까지 기대하지 않는다.

또, 기대를 하고 간다해도 그 기대에 미치지않는다고 나쁜 시키, X같은 시키...하지는 않는다.

낮선 환경이니 처음엔 내가 적응을 하지 못한 것도 있을 것이다.


....친구를 손님으로 맞이했던 첫 행사(?)였기에 잘 해보고싶었던 마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왔다 간 친구들.....

어부인들한테 그런 불편한 자리 또 같이 가자고하면 죽는다...하는 불평을 듣지 않았기를....


제주도민 세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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