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밸얘 26 - 무숙자와 우등생
🧑 김개석
📅 2003-11-05
👀 270
Hard times for the San Jose homeless are ahead as the non-profit Homeless Care Force meal wagon may close soon due to falling donations and rising expenses.
(지난 13년간 매주 세번씩 단 한번도 빼먹지 않고 이곳 실리콘 밸리의 소위 심장부에 위치한 사그러져가는 콜럼버스 공원 등 세 군데를 돌며 일주일에 약 천여 그릇의 따뜻한 점심을 무료로 제공해 왔던) 비영리 (사회 봉사 단체인) 무숙자 보호대(에 의하여 그간 매년 약 20만불의 예산과 네명의 임시 직원과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운영되어 왔던 이동식) 음식 마차가 (꽤나 오랫동안 지속되는 형편없는 지역 경제의 여파로 계속) 감소하는 기부금(이나 기부물)과 (속수무책으로 계속) 증가하는 (작업 공간 월세나 각종 보험비 등 꼭 필요한 부대) 경비 때문에 곧 (문을 영원히) 닫을지도 모르므로 (이곳의 모든 도시 구조물이 멀찍멀찍 한참씩 떨어져 있는 특수 지리 여건 때문인지 미국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는 월등히 적은 숫자이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흩어져서 하루하루 길에서 힘들게 연명하고 있는) 샌호세의 무숙자들에게는 (더욱 고통스럽고 배고프고) 어려운 시기가 (날도 제법 쌀쌀한데 바로 코 앞에) 다가온 셈이다.
An average American is only three paychecks away from becoming a homeless person.
(한국에서는 정말로 믿기 힘들겠지만, 이토록 세상에서 모든 것이 가장 풍요스러운 미국 어느 구석을 가나 항상 이승에서의 모든 한많은 소유물을 몽뚱그려서 차곡차곡 꾸겨넣은 장보기 손수레를 누더기를 걸치고 거의 홀로 이리저리 끌며 호구지책의 방편으로 쓰레기통에서 가끔 음식 찌꺼기를 찾는 일 외에는 별로 하는 일 없이 대개 마약 중독이나 정신 이상인 상태로 빙빙 떠도는 무숙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각종 정부 기관이나 사회 봉사 기관에서 아무리 영구 구제 노력을 해도 어떠한 아무런 인간적인 책임이나 개인적인 의무도 수반하지 않는 자유분방한 길거리 생활 습관에 쭈욱 젖어온 골수 무숙자들에게는 소 귀에 경을 읽는 격이며, 이곳의 주류 사회와는 판이하게 달리 각종 정에 얼키설키 얽혀 사는 탓으로 주위에서 무숙자가 되도록 방치하지 않기 때문인지 아니면 동양적인 가치관 내지는 수치심 때문인지 이상스럽게도 아직까지 어디서나 동양인 무숙자는 본 적이 없는데 사실 미국의 사회 학자들도 그 점에 대해서는 고개만 갸우뚱거리고 있는 형편이고, 하여간 일설에 의하면 여러가지 특수한 경제 사회 법률 제도 문제상 현실적으로 대개의) 평균 미국인은 (하루아침에) 무숙자가 되는 (참담한) 처지로부터 단지 세개의 봉급 수표 차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일반 대중이 많은 빚으로 아예 저축을 못하고 사는 여기서는 다분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이토록 가슴아픈 무숙자 문제의 와중에서도 우리를 인간적으로 기운나게 하는 실화 한토막이 있다. 지난 여름 이곳 실리콘 밸리 북쪽 한시간 운전 거리에 있는 버클리대의 졸업식에서 그곳에서도 유명한 옛날 히피족의 진원지인 인민 공원 (People\'s Park) 기거 백인 무숙자 사회학도가 그러한 사실이 사회자에 의하여 밝혀지자 발을 동동구르며 일시에 흐느끼며 환호하는 참석자들 앞에서 당당히 우등상을 타며 볼메인 목소리로 담담하게 졸업생 대표 연설을 행하는 인간 승리를 연출한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알려진 바에 의하면, 어쩔 수 없는 가정 환경으로 하루아침에 그곳 인민 공원 무숙자로 전락한 그는 학업은 커녕 입에 풀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처지에서도 끈질긴 학구열을 발산하여 그 대학에 매년 한번씩 무려 5번이나 입학 신청을 하였으나 그의 아주 모자라는 과거 성적 때문에 번번히 거절당했는데 마지막 해의 입학 서류 심사 과정에서 그가 마침 친필로 써서 첨부한 무숙자 탄원서가 발견되어 인간적인 피눈물과 고뇌와 투지를 특별 예외 사항으로 수용하자는 한 심사관의 주장으로 드디어 사회학 전공의 길로 들어섰는데 정부의 재정 보조와 약간의 장학금으로 학교 등록금과 책값은 무난하게 해결되었으나 그 비싼 기숙사비는 엄두도 못내는 형편으로 잠은 공원에서 음식은 동냥으로 공부는 도서관에서 목욕은 학교 화장실에서 아무도 모르게 대충 해결하며 우등생으로 졸업을 했으니, 과연 통쾌한 인간 승리의 표본이다. 그는 지금 동교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도시계획학 전공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다고 한다.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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