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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음악이 필요하지 않은가?\"
음악 잡지의 칼럼입니다. \"그래서 음악이 필요하지 않은가?\" 최영철 / 한국첼로학회장, 카메라타 서울 대표 최근에 이라크에서 일어난 한국인의 참수 사건에 온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일 방송과 신문 등 매스컴에서는 대서특필하며 메인 뉴스로 등장한다. 그 억울한 죽음과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한데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이 사건에 깔린 정치적인 이유나 또 다른 이유들에 대해서는 알 수도 없고 알아도 할 수 없는 입장이니 필자는 이 사건을 보며 음악인의 입장에서 본 음악계의 일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사건에 대해 매스컴의 종합적인 판단은 상황 판단의 미숙과 대처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꼽는다. 그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제까지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매번 생각했듯이 앞으로는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서두를 시작하고자 한다. 요즘의 음악계는 바로 좌초하기 직전의 타이타닉호 같이 보인다. 그 커다란 덩치가 흔들흔들 갈 길을 못 잡고 생존의 기로를 헤매는 것 같다. 각 분야마다 최대로 몸집을 불려 놓고는 이제 와서는 대책 없이 흘러가고 있다. 학교는 학교대로, 연주단체는 연주단체대로, 학원가는 학원가대로. 그 와중에 한창 경기가 좋을 때 외국으로 유학 갔던 신인들이 계속 귀국하고 있는데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그나마 그 자리마저 줄여야 하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전공생들은 줄고 음악계의 활동무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클래식 음악회의 관중은 점점 줄어가고 갈수록 대형무대와 일류급 아티스트들만이 살아남는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위의 두 가지 예를 볼 때 공통점이 있다. 두 가지 다 아무 대책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정부나 사회의 위기 관리 능력을 넘어선 능력 밖의 일들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그 전쟁통의 위험한 상황인데도 지금도 철수하라는 대사관의 권고가 잘 먹히지 않는다고 한다. 인질들이 참수되고 폭탄이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에서 그 어떠한 것이 귀한 목숨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음악계에서는 유행성 전염병같이 많은 음악인들이 음악계의 현 시장 구조에 대해서 무감각한 상태와 무기력함만을 보이는 듯하다. 당장 앞으로 다가온 음악계가 처한 좋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대책도 없는 듯하다. 그러다가 자기한테 좋지 않은 일들이 닥치면 그저 다른 쪽 탓만 해대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세상 만사는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다. 그렇게 심었으면 그렇게 거두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누굴 원망하랴! 필자는 몇 년 전부터 음악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요즘에야 조금씩 반향이 나타나는 것 같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제까지의 일이 아니라 앞으로의 일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 이제부터는 클래식 음악계의 나아갈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 철저한 분석과 세계의 흐름과 사회 다른 분야의 움직임을 살피고 거기에 맞는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늦었지만 문제점들을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어제도 우편함에 외국의 모 유명 음악학교의 광고서류가 배달되어 왔다. 이게 언제적 방법인지... 아직도 이런 구태의연한 감각을 가지고 불필요한 낭비를 하고 있나? 사회는 표범같이 빨리 변하는데 음악계는 아직도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지 않은가! 원래 클래식이라는 분야가 그렇긴 하다. 그걸 고수하고 싶으면 해도 좋지만 대신 앞으로는 꾹 참고 다른 불평은 금하고 숭고한 음악 인생에 만족하면 될 것이다. 음악하면 굶는다는 우리 윗 세대 어른들의 말씀이 앞으로는 적중하는게 아닌가 싶다. 클래식을 너무 높은 산 위에 심은 분은 산 아래로 끌어내려야 할 것이고, 쓸데없는 거품이 있는 곳은 제거하고 실질적인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좀 더 몸과 마음을 낮추어야 할 것이다. 음악인이라 다른 분야는 잘 모르지만 이 상태가 비단 음악계만의 문제일까? 이래 저래 심란한 세상이다. 하지만 이 사막 같은 살벌한 세상에 클래식 음악마저 없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