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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게 말하다.

(詩) 봄에게 말하다

시인 신 성 수(의정부시 경민고 교사)

 

봄아,

어쩌면 좋으냐 말이다.

너는 해마다 같은 낯빛과 더운 날숨으로 다가오는데

나는 말이다.

소위 말해서 세상 만물의 으뜸인 사람 중 하나라고

으쓱거리는 나는 말이다.

새로운 계절이 다가와도 마중할 줄 모르고

그저 오는가 하고 의미 없이 바라보고 있구나.

 

자연의 신비가 얼마나 놀라운지

자연의 가르침이 얼마나 엄숙한지

나이가 들어 갈수록

깨닫는다고 하면서도 무기력하게 받아들이고 있구나.

 

일본 대지진의 참상 앞에서

일본에게는 참으로 미안하나

그것은 자연 재해인 동시에

좀 더 편하게 살려고 난개발한

우리 사람들을 바로 가르치려는

자연의 교훈은 아니었을까.

 

봄아,

그래도 네가 계절의 맏이인데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는

내가 바로 서서 바라볼 수 있도록

크게 꾸짖어 보아라.

세게 쥐고 흔들어 보아라.

 

자연이 진짜 무서운 줄 알아야 하고

자연 앞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내세울 것 없는지

큰 목소리로 가르쳐 달란 말이다.

 

인류애로 품어 안아야 할

일본의 저 그치지 않는 눈물은

우리나라도 언제든지 받을 수 있는

자연의 중벌(重罰)임을 깊이 깨닫게

네가 준엄한 목소리로 나무라달라는 말이다.

꼭 뭐라고 한 마디 가슴에 세게 못 박아 달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