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獻詩)
선생님, 선생님, 너무 늦었습니다.
휘문고 71회 신 성 수(시인, 의정부시 경민고 교사)
설익은 겨울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세상에
때로는 찬란한 눈꽃으로도 내려 주어
사람들 야윈 가슴에
넉넉한 날숨도 되게 하고,
나무들 마른 가지를 곱게 치장하여
따뜻한 들숨을 쉬게도 하고,
눈밭을 만들어 주어 거기 발자국 만들면서
지나간 시간도 되돌아보게 하는데
문득
잊었던 것이 떠올라
잊어서는 안 되던 것이 떠오르는데
오늘
졸업 삼십 년 사은의 밤
너무도 오랜 시간
선생님들을 잊었던 것이 떠올라
울음은 속울음으로 터지고
치는 가슴은 아픈 줄도 몰라
어떻게 그랬을까
어찌 그 귀한 가르침 잊었을까
머언 삼십 년 전
그렇게도 선생님들 가슴을 아프게 해 드리고
흰 머리 늘어가게 해 드렸을까
그렇게 하고도
세상에 선 것이
마치 나 혼자인 것처럼
으쓱거린 세월 삼십 년
정말 죄송합니다.
선생님
선생님
제가 이렇습니다.
이런 저를 위해
기꺼이 목이 쉬고
가슴엔 멍울이 맺혀 가면서도
힘든 것은 웃음으로 가리고
사람되라고 나무란 것만 두고 두고 가슴에 담으신
선생님
오늘 무릎 조아리고 용서의 잔을 올립니다.
손 내밀기도 부끄러워
망설이고 또 머뭇거리는데
따뜻한 손으로 등 두드려 주시는
선생님
선생님
오늘 제가 선생님이 되어서
뒤늦게 철이 들어
늦공부로 이렇게 부족한 선생님이 되어서야
선생님을 떠올립니다.
꾸짖어 주소서
큰 목소리로 나무라 주소서
선생님
선생님
너무도 보고 싶었습니다.
이제
한마음으로 바라기는
평안하시라 평안하시라
기도하옵니다.
아아
선생님이여 빛이여
희중당이어 볼재여
휘문이어
큰 사람이 되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여
사은의 밤이어
참회의 눈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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