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 최영철
📅 2003-12-28
👀 338
사랑으로...
12월 27일 토요일 저녁 故 이성택 군의 미소야에서 송년음악회가 열렸습니다.
나로서는 올해의 마지막 연주회입니다.
올 마지막 연주를 미소야에서 하게 되어 특별한 경험을 인생 경력에 하나 더 추가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렇지만 올 한 해의 많은 연주회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연주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데리고 간 카메라타 서울 첼로 앙상블 유스팀의 대학생들도 보람 있어 했습니다.
수진이 엄마의 친구분들이 우정출연한 만돌린 앙상블팀도 준비를 열심히 한 것 같았습니다.
끝난 후 나한테 와서 하는 말이,
“오늘같이 연주하면서 떨린 날이 없더이다.”
그것이 나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내가 그들의 연주중에 자리를 피해주어야 하는 걸 부담을 준 것 같기도 했지요. 그들은 아마추어이니까... 후후...
(그러니 프로 연주자들이 살벌한 무대에 서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조금은 알았을 것이다.)
이번 연주회를 기획하고 모든 진행을 맡은 이상진군의 멋진 사회와 진행으로 예정된 시각에 정확히 시작하여 깔끔하게 마쳤습니다.
관객과 연주자 모두가 “사랑으로”를 합창하며 미소야 송년음악회를 마쳤지요.
군더더기 없이 또 막힘없이 연주회는 진행되고 또 관객과 연주자들이 한 마음으로 조금 짧은 듯하여 약간 아쉬움이 남았지만 성공적으로 끝났는데, 연주 후에야 나는 휘문 67회 동창들이 뒤에서 음으로, 양으로, 마음으로 깊은 성원을 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응구 회장과 예닐곱 친구들이 저녁 6시 경에 정성스럽게 준비한 화분을 가지고 산행 후에 방문하여 위로를 남겼다는 것과 연주가 시작된 후에는 경택이가 등산복 차림으로 대표로 와서 전후 상황을 대치방의 여러 친구들에게 보고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성황리에 잘 진행되고 있으니 안 와도 된다.”
그들은 대치방에서 이 연주회에 대해 온 촉각을 세우고 성원을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관객이 적으면 그 시로 달려올 태세로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등산도 가까운 예봉산으로 갔었다고 합니다.
연주회를 마치고 경택이가 바꾸어주는 핸폰으로 응구의 혀가 반쯤 돌아간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연주회 끝나고 그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벌써 끝났냐?”
“미소야 연주회 얘기들을 하다가 성황리에 끝났다고 하여 지금 파장이야.”
연주회에 참석한 이상진, 이훈택, 최현철, 백경택과 내가 미소야 옆의 호프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상진, 최현철, 이훈택은 동부인하여 왔고 경택이는 쌍절곤까지 멘 도복 차림으로 맥주 한 잔씩을 가볍게 돌렸지요.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는 중에 성택이 어머님께서 들어오셨습니다.
훈택이를 성택이라고 부르겠다고 하시며 소주 잔을 기울이셨지요.
훈택이는 휘문과 연세대 동창으로 서로 가깝게 지낸 친구였고 학창 시절 때에도 장발때문에 성택이 어머님한테 혼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아들같이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 분위기가 참으로 좋아 보여 동행한 일행의 입가에 슬며시 웃음이 감돌았지요.
하지만 사랑하며 의지하던 큰 아들을 일찍 보내고 가슴에 묻은 쓰라린 아들의 형상을 친구들을 통해 어떻게든 찾아보려 하시는 안쓰러운 노모의 한이 눈에 보이는 듯했습니다.
사람 사이의 정이 무엇이길래 그토록 한이 맺히게 처절한 쓰라림을 간직하게 되는지, 지독한 고독과 동짓달 설한풍 날리는 외로움을 마음 속 깊이 품고 우리네들은 살아갑니다.
세월이 가면 그토록 깊은 쓰라림도 차츰 엷어지겠지요.
어떤 면에서는 망각과 치매 현상도 창조주의 크신 섭리가 아닐까 합니다.
어느덧 장년기로 접어들어 젊었을 때의 호기와 쓸데없는 객기들도 스러져가고 인생을 관조하며 정리해 가는 시절입니다.
2003년도 가는 마지막 동짓달에 올해를 정리합니다.
이 한 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즐거웠던 일, 슬프던 일, 가슴 아프던 일, 친구를 떠나보내던 일, 정들었던 이와 헤어지던 일, 많은 연주들, 등등...
하지만 정작 기억에 담긴 건 정들었던 이들과의 이별만이 유난히 부각되어 가슴을 후비는 듯합니다.
마지막 남은 며칠을 힘들게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새해에는 새로운 해가 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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