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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 박재형(67회)

봄날은 간다

박재형

 

 

봄을 내눈에 가득 채우지도 못했는데

꽃잎은 바람결에 대지를 덮었다.

 

햇살은 누나의 바랜 연애 편지 위에서

지난 봄날은 그 뿐인 것을, 되뇌인다.

 

인사도 없이 이별을 생각하는 꽃잎은

기대와 슬픔에 찬 각시처럼 푸른 제 몸을 내보인다.

 

바람에게 물어보란 말만 남긴 채

나비는 사랑의 슬픈 여운으로 떠났다.

 

비내리는 곡우(穀雨)에 쟁기질 소리가 나면

또 그렇게 흔적도 없이 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