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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밸얘 50 - 겨울 장미 단 한 송이
A Stanford woman, Kay Eustis, 83, well-known for her generosity & beautiful garden shared her Scandinavian cookies with neighbors.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름답고 널찍하고 담이라곤 아예 없는 이곳) 스탠포드 (대학 구내에 위치한 한 아담한 직접 지은 교수 사택에서 지난 40년간 한 유능한 교수의 아내로서, 반듯하게 자라서 모두 스탠포드 대학을 졸업한 아들 하나와 딸 하나의 어머니로서, 그리고 귀여운 손자 하나와 역시 똑같이 귀여운 의붓손자 하나의 할머니로서 조용히 아주 평범하게 살다가 바로 일주일 전인 지난 목요일 은퇴 교수인 남편 먼저 홀연히 타계한 백인) 할머니인 83살의 케이 유스티스는 (평소에) 그녀의 (항상 남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씨와 (그녀가 사랑과 땀으로 손수 정성드려 가꿔온) 아름다운 정원으로 (주위에 널리) 잘 알려져 있었는데, (살아 생전에 틈만 있으면 그녀가 직접 손으로 만들어 구운 맛좋은) 그녀의 북유럽 과자들을 (스탠포드 대학 식구들이나 학생들이나) 이웃들과 (함께) 나눠 먹곤 했다.   지난 1920년 미국 중북부의 오대호 연안에 있는 미네쏘다주에서 태어나, 꿈많은 아름다운 소녀로서 대학을 갓 졸업한 23살에 라벗 유스티스라는 이름의 착하고 무던한 남편과 결혼하여 일편단심으로 60년을 오손도손 같이 살다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간 있으면 가끔 골프와 정구를 즐기기도 하고 지지난 토요일에는 가깝게 지내는 이웃들과 모여서 성탄절 축가도 유쾌하게 부르는 등 나이에 걸맞지 않게 아주 건강한 삶을 유지했었는데, 지난 목요일 아침 일부 이웃들도 보는 앞에서 가벼운 산책을 한 후 오후에 잠깐 홀로 낮잠을 자다가 그냥 조용히 아무런 고통도 없이 갑자기 세상을 훌쩍 떠났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녀는 평소 어디를 가나 빈 손으로 다니는 법이 거의 없이, 항상 갓 따온 아름다운 꽃이나 갓 구운 맛있는 과자를 손수 전하며, 이렇게 집에서 만든 따끈한 과자를 먹으면 온갖 복잡한 세상만사가 한꺼번에 다 저절로 해결될 꺼예요 라고 넉넉하게 말하곤 했다.  그녀의 과자는 거의 모두 맛이 월등했는데 특히 생강빵 과자(Gingerbread Cookies)가 아주 유명했다.  그간 그녀의 사택을 찾은 남편의 수많은 학생들 특히 딱히 오갈데 없던 외국 유학생들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넉넉한 배려를 전혀 아끼지 않았다.  남편의 교수 직업 덕분에 세계 일주 여행도 두번이나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아무런 고통도 없이 그냥 그렇게 이 지구를 떠났다.  그녀의 오랜 이웃인 헬렌 카널리 여사는, 그녀가 그런 식으로 아주 홀연히 갔다는 사실을 믿기가 너무나 이상하지만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이 세상을 깨끗하게 하직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평소 같으면, 오 하고 그냥 넘길 수도 있었던 이곳 샌호세 일간지에 조그맣게 난 하나의 아주 평범한 사망자 약력 기사(Obituary)에 불과하지만, 그걸 그냥 무심코 눈으로 문득 스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야릇한 일종의 잔잔한 애착을 느끼게 된 그러한 얘기였다.  그 기사는, 장례식은 이미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뤄졌으며, 그녀의 작고 예쁜 삶을 기리고 싶은 사람은 꽃이나 화환 대신에 약간의 부조금을 각자가 원하는 비영리 자선 단체나 아니면 스탠포드 대학 소속 시각 예술관에 기증해 달라는 남은 가족들의 간절한 당부로 끝을 맺고 있다.   이 기사를 읽은 후, 뒷마당에 나가서 심호흡을 하며 간단한 아침 체조를 하다가, 문득 발견했다.  어느덧 한겨울이지만 아주 화창하고 다소 포근한 마치 초가을과도 같은 하늘 파란 날 아침, 뒷마당 푸른 키큰 나무 덤불 한가운데에 밤새 맺힌 투명한 이슬까지 바르고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받으며 영롱하게 활짝 피어나 있는 주먹만한 크기의 단 한 송이 노란 장미꽃을 보았다.  너무나 아름답고 고귀하게 다가왔다.  한동안 닫고 살았던 귀도 마저 여니, 동네 새들 얘기하는 소리도 잘잘잘잘 들려온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천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