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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정물
  

           6월의 靜物

                                                                             박재형


 초여름 녹음이 짙고

 뻐꾹새 소리가 푸른침묵으로 내려앉으면

 비릿한 밤꽃냄새에

 새털구름처럼 마음이 떠돈다.


 비탈밭 보라색 감자꽃이 피면

 가슴저린 그리움이 사무치고

 아픈기억의 순간들이

 언덕배기 동그란 무덤 앞에 핀

 하얀 쑥부쟁이꽃을 향한다.


 한낮 장독대 밑 봉선화......

 이파리는 수줍은 빨간 꽃잎을 감추고

 시린 햇빛에 흐려진 네 모습이

 처량함을 보인다.


 푸른 무논 위 백로

 시간이 멈추고 나무가 되어

 먼 하늘을 바라보는 목이 긴 흰새

 푸른공간에 날아 오르면

 슬픔만이 감돈다.


 신작로길 가로수

 아득한 그리움의 평행선이 내달리고

 하얀 먼지를 퍼트리는

 버스는 지난 추억의 기다림으로 사라진다.


 그 대를 보고 싶어 6월의 풍경을

 그림엽서로 보냅니다.

 그리고 지금은 낡은 세월의 그림자처럼

 靜物이 되어 저만치 창밖의 신록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