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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그 거울 앞에 서다
(시) 오월, 그 거울 앞에 서다
                          시인 신성수

오월 하루는 얼굴이며 심장을 뚜욱 떼어내서
햇빛에 널어 두고 적당한 크기의 막대기로 툭툭 쳐서
속 때까지 다 털어내고 제 자리에 두도록 하자.

나이 육십이 되도록
어린이날이 아이들 그 찬란한 순수를 담으라는 뜻도 몰랐고
어버이날이 일생 정직한 부모로 살아가라는 뜻인 줄도 모르고 살았으니

정말 오월 하루는 깊이 들어찬 거짓말들을 꺼내어
흐르는 물에 텀벙 담가 놓고 휘이 휘이 흔들어 씻어
제자리에 두도록 하자.

오월은 꼭 그렇게 하자.
나무들이며 꽃들이 전하는 교훈을 무릎 조아리고 듣도록 하자.
사람들이 무섭다고, 떠올리기만 해도 덜컥 무너져 내린다고
오월, 그 거울 앞에 서서
굳게 굳게 다짐을 하자.

어린아이들에게 기꺼이 배우겠다고
귀 기울여 듣는 부모가 되겠다고
자연을 섬기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굳게 굳게 다짐을 하자.
오월, 그 거울 앞에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