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촉 전구를 켜다
🧑 신성수
📅 2016-10-18
👀 505
(詩) 60촉 전구를 켜다.
詩人 신성수
새벽 강이 또 울었다. 어제도 강은 사람들 신명 덕분에 살점이 떨어져 나갔고 강 위에 떨어진 기름과 그 냄새로 밤새 기침을 하였다. 어떤 치료며 위로의 말 한마디 듣지 못한 강은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 부끄러운 생각이 밀려들자 더 이상 누워 있을 수 없었고 갑자기 갈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부엌문을 열고 냉수를 찾기 위해 천정에 매달린 60촉 낡은 백열전구를 켰다. 갑자기 문밖에서 몸을 부르르 떨면서 셀 수 없는 무리의 벌레들이 전구 주변으로 몰려 들었다. 온몸으로 밤새 차가운 강바람을 맞았던 벌레들이 살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불빛을 향해 몰려든 것이었다. 가여운 녀석들에게 나는 왜 그랬을까. 녀석들을 몰아내기 위해 몇 번이고 부엌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다가 불도 끄고 그랬다. 녀석들이 흩어진 잠시 나는 부끄러움을 지울 수가 없었다. 서둘러 강에 가서 세수를 해야 했다. 그러나 부엌문을 열다가 멈추고 말았다. 아직 녀석들이 무서운 눈으로 문 밖에서 나를 응시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강은 네가 그런 마음으로 가서 함부로 세수하는 곳이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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