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교훈
🧑 신성수
📅 2016-04-28
👀 500
(詩) 어떤 교훈
詩人 신 성 수(71회)
우리는 나무들하고 꽃들하고 같이 살고 있어요.
사람들 보세요. 꽃이라고 설레다가도 열매라고 벅차다가도
꽃 지면 그만이고 열매는 또 어찌 그렇게 매몰차게 따버리는지
햇볕이 넉넉하게 좋던 삼월 어느 봄날
벌들에게 왜 매실나무에만 모여 있느냐고 물었다가
아무 대답도 못하고 말았다.
우리는 나무에서 얻은 것을 꽃들에게 나누어주지요
우리는 꽃들에게 얻은 것을 사람들에게도 나누어주지요
정말 우리는 꽃 지고 나면 슬픔 가득한 나무에 그래도 조금 더 머물다 가지요
사람들은 왜 그래요. 다 가지고 있잖아요. 다 가졌잖아요
뉴스 보셨잖아요. 더 가지려고 하다가 그게 뭐예요.
우리가 둥그렇게 둘러서 열을 내면 말벌을 이긴다고 해요.
어느 나라에서 아까시를 들여와 심기 시작했다고 으쓱거리고
우리 아무 잘못도 없잖아요.
돌아다보세요. 깊이 살펴보세요.
하늘이 맑고 아름답다고
산이 푸르고 나무들 싱그럽다고
그 목소리 오래 오래 간직하려면
더 이상 자연을 함부로 하지 마세요. 간곡한 부탁이에요.
갑자기 벌들이 날개를 세우고 큰 목소리로 모여 들고 있었다.
나는 벌들의 가르침이 무서웠어야 했다.
그러나 벌이 무섭다고, 피해야 한다고 했던
정말 부끄러웠던 어느 봄날이었다.
- [277] 신성수 60촉 전구를 켜다 2016-10-18
- [276] 신성수 어떤 是非 2016-10-18
- [275] 신성수 시인 정의홍선생님을 우러르며 2016-06-16
- [274] 김승기 시간의 생물학적 분류 2016-06-13
- [273] 김승기 "넥타이부대"(찻집에서 잠시잠간 쓴 작은 소설) 2016-06-13
- [272] 신성수 어떤 교훈 2016-04-28
- [270] 신성수 버스정류장에서 할아버지가 되다. 2016-04-22
- [269] 이풍호 역사소설의 거봉 박종화 (선배 작가님) 2016-03-04
- [268] 윤관호 뉴욕에서 살아남기 2016-02-07
- [267] 신성수 장모님을 여의고 2016-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