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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단상

(詩) 오월단상(五月斷想)

시인 신성수

 

새벽, 신문이 계단에 떨어진다.

뉴스가 부서져 흩어지는 소리

사방 흩어진 뉴스가 저벅거리며

계단을 올라와 현관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기가 무서웠다.

사실 이 봄 나는 추락하고 있었다.

잊지 말았어야 하는 것을 너무 쉽게 잊어 버렸고

외면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도 모두 고개 저어 버린 것이었다. 

나는 문손잡이를 힘껏 쥐고 두 발로 버티며 이겨보려고 했다.

내가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가여운 나의 두 발이여

문은 힘없이 열렸고

나는 뉴스에 파묻히고 말았다.

거기 잊지 말아야 했고 외면하지 말아야 했던 소중한 이웃들이 있었다.

나는 겨우 용기를 내어 두 손을 모아 용서해 달라고, 잘못 했다고 빌기 시작하였다.

온몸이 떨리기 시작한 것은 새벽 차가운 바람 탓은 아니었다.

어디선가 이노옴 하면서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 있었다.

제대로 보라고, 잘 보라고

뜨거운 심장으로 보라고 하는 큰 소리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