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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회게시판 - 문예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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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제 큰 탓이옵니다.
주님,
이제는 더 이상 용서하지 마시옵소서.

주님을 우러를 자격도 없는 저는
낯부끄럽게도 성삼일과 부활절 날
거룩한 성체를 받아 모셨습니다.

그 차가운 바다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지구촌을 선도해 갈
단원고 어린 영혼들이
부모님과 가족 품으로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데
그 사고는 선장과 회사의 잘못으로만 생각하였습니다.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바다에서 잠든 것은
주님께서 잠든 것이며
그 바다에서 찾지 못한 아이들은
주님을 찾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주님의 눈빛이며
주님의 숨결이며
주님의 웃음이며
주님의 손길이며 발걸음이었습니다.

간절히 간절한 마음으로
용서의 기도를 올립니다.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아
그 고귀한 아이들에게
용서의 기도를 올립니다.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에게
용서의 기도를 올립니다.

제 잘못이었다고
제가 저지른 큰 잘못이었다고

부모의 한 사람으로
교사의 한 사람으로

참으로 제가 저지른 큰 잘못이었다고
엎드려 용서의 기도를 올립니다.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제 큰 탓이옵니다.
 71회 시인 신성수라파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