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나무에게
🧑 신성수
📅 2014-03-24
👀 639
(시) 매실나무에게
시인 신성수
매실나무야
춘분도 지나 이젠 봄도 넉넉히 익어가기 시작하는데
언제나 되어야 네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이냐
길을 나서면 개나리도 지천인데
아직 네가 겨울에 머물러 있는 까닭을 알 수 없구나.
힘든 것을 왜 모르겠느냐.
봄이 채 오기도 전에
세수와 단장을 마치고
꽃샘추위에도 당당하게 맞서
얼굴을 드러내 보이고
이른 더위 속에서도
열매를 맺어 드러내 보였음에도
아이들의 외면에 얼마나 힘들었으랴.
네 스스로 키워 낸 살점과
여린 잎사귀를 떨어뜨려
모진 겨울을 견뎌낸 아픔이 얼마나 심하였으랴.
그러나 매실나무야
한 번 더 마음 다스리고
네 고운 얼굴을 한껏 드러내 주면 안 되겠느냐.
새들 몇 마리 불러 모으고
아이들 지켜보는 것은
내가 하마. 약속하마.
네 얼굴을 보여 주렴.
이 봄이 네 신명으로 살아나게
한 번 더 부탁하마.
그래야 목련도 봄나들이를 할 것이고
다른 봄꽃들도
사방 천지 어울리지 않겠느냐.
매실나무야
사람들 외면한 잘못 한 번 더 용서를 구하마.
설익은 네 살점
함부로 다치게 하지 않게 하마.
약속하마. 꼭 그렇게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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