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自畵像)
🧑 천낙열
📅 2013-07-22
👀 581
자화상(自畵像)
천낙열
공원 모퉁이에 숨어 있어 조심히 보아야 보이는
물들어 가는 단풍나무처럼
나는
향기 없이 숨어서 그렇게 살아가는가
놀부가 좋아하는 무거운 짐을 몸에 가득 감고
부질없는 욕심 속에서 살며
매일 마음에 상처를 내는 미련한 사람
오늘 해가 서산에 지기 전에
세상만사 쓰고 달콤함을
고마운 직장 동료에게, 해묵은 친구에게
이야기하고 소주 한 잔 마신다
만만한 동생들에게, 핏줄인 자식들에게
들려주고 맥주 두 병 마신다
전부 알지도 못하면서 다 아는 모양인 양
허풍을 떠는 어설픈 화상
그늘지면 시들시들 죽어가고
해 뜨면 시퍼렇게 파르시 살아 있는
서 푼짜리 자존심
산다는 것이
바람에 흔들리다가
한낱 떨어지는 단풍인 것을
나는
애수에 저미는 단풍을 사랑합니다
그래 무심히 보여지는
단풍이 되어 남아 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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